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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로 라크루아, 알코올과 예술가

취해야 한다. 무엇에?


한때 ‘술’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다. 주정뱅이가 되거나, 그 늪을 빠져나와 엄격히 자신을 통제하거나, 요절하거나, 평생 벗어나지 못하거나, 기성에 반발하거나 새로움의 추구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현실에 ‘균열’을 가하는 수단이었고, 이를 망각 또는 창작의 모티브로 삼았던 것이다. 보들레르는 말했다. “끊임없이 취해야 한다. 그런데 무엇에 취한단 말인가? 술이건 시건 덕성이건 그대 좋을 대로 취할 일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대 좋을 대로’는 아닌 듯하다. 이제 알코올 중독이란 어떤 반향도 일으키지 못할 자기 파괴적 일탈이다. 누군가 술에 비틀거리며 멋진 시를 읊조려도 광인에 대한 시선 외에 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다. 이처럼 ‘술’이란 인상적이지 못한 일탈이다. 증세는 뻔해도 그렇다고 이렇다 할 치료제도 없는 정신적 고질병이기도 하다. 이미 앞선 시대에 충분히 쓰였을 뿐더러 그보다 더 한 환각의 세계에 자리를 내준지 오래기도 하다. 그 효력은 미미해졌고, 마실수록 취하며 그저 몸을 망쳐갈 뿐이다. 그것이 ‘술’에 대한 현 시대의 인식이다.


그럼에도 삶의 취기는 가시지 않는다. 여전히 술 한 잔이 그리워진다. 주어진 일이 한창이거나 그 일을 마친 밤이면 그 그리움은 더해진다. 때론 술을 마시며 주정뱅이였던 어느 인물, 어느 예술가의 삶을 안주 삼을 수 있다. 몽롱한 취기 속에 ‘술’이 탄생시킨 작품과 ‘술’로 흥하고 파멸해간 예술가들을 이야기하는 기분은 어떨까? 묘하게도 그립다. 그건 ‘술’이 유효했던, 아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시절이다. 스스로를 소모하거나, 그것을 극복해내거나 모두 이야기 거리였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그보다 더한 자극을 요구하는 것 같아 문득 씁쓸한 기분도 든다. 

‘그저 취하는 것만으론 부족한가?’


물론 이건 어제, 오늘의 술자리 뿐 아닌 미래의 취기 속에도 되풀이될 화두다.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로 라크루아의 <알코올과 예술가>는 제목 그대로 흥미로운 관계의 고찰이다. 이 글을 읽으니 술을 끊고 싶은 동시에 오늘밤 마지막으로 한 잔 더 마시고 싶어진다. 우러러볼 만한 작품을 남긴 여러 예술가들의 주력(酒歷)을 고루 다뤘다. 그것만으로도 재밌다. 그들의 작품은 일종의 주력(酒力)으로 탄생된 것이기도 했다. 돌이켜 보건데, 위대한 예술가와 술주정뱅이의 차이는 실로 모호하다. 


글을 읽는 내내 예술가의 인생이 얼마나 자기 파괴적일 수 있는지 엿보며 경계하는 한편, 그럼에도 그 예술가의 인생을 동경하는 모순된 감정을 갖는다. 한 잔 하고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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