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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고독을 즐기고 자연을 사랑하며 천진스런 인간들에 대해 호감을 느끼던 젊은 시절의 괴테는 1774년 2월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집필했다. 베르테르처럼 괴테도 프랑크푸르트와 베츨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속을 수없이 산책하며 격정적인 자기 감정의 안정을 되찾곤 했다. 그는 이 도시들의 주위환경을 소설 속에 수용해 상세히 묘사했다. 작품 속 이러한 자연은 처음에는 베르테르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진정시켜 주었지만, 이내 극도의 우울로 끌고가 영원을 집어삼키는 괴물로 변해 버린다.

한편, 실제 괴테는 1772년 여름, 약혼자가 있는 여인 샤를로테 부프를 만나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 작중의 여주인공 로테는 다분히 이 여인을 떠오르게 만들고, 알베르트 또한 그녀의 약혼자 케스트너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괴테는 그들 곁에서 멀어질 생각으로 고향인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지만, 유부녀 막시밀리아네를 알게 되며 그녀에 대한 연정을 느낀다. 그들은 오누이와 같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사랑의 감정으로 인해 소설 속 로테 모습에 막시밀리아네 또한 투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자살에 대한 유혹에 빠진 괴테는 때마침 베츨라에서 일어난 예루살렘의 죽음을 직접 찾아가 체험한다. 불행하게도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게 되었던 예루살렘은 자신의 고민을 견딜 수 없어 케스트너로부터 빌린 권총으로 자살했던 것이다. 괴테는 이 사건을 작품에 끌어들여 베르테르의 성격, 이룰 수 없는 사랑의 고뇌와 자살 그리고 사소하게는 옷차림과 사건이 벌어지는 상황과 장소 등을 그와 동일하게 서술했다.

며칠 만에 폭풍처럼 쓴 이 고전은 벌써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강한 영향을 끼쳐 감정의 블랙홀로 몰아넣었다. 젊은이들은 베르테르처럼 파란 연미복에 노란 조끼를 즐겨 입고, 그처럼 사랑하기를 원했으며 모든 젊은 여자들은 로테와 같은 사랑을 받기를 소망했다. 그 결과로 여자들은 평범한 남자들을 싫어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랑의 고민을 안은 젊은이들이 실제로 목숨을 끊는 자살 행위가 수없이 발생했다고 한다. 여러나라로 번역판이 출간되었고,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 때 이 소설을 항상 휴대하며 일곱 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계몽주의자들과 교인들은 베르테르를 '감정적 인간'으로 몰아붙이는 한편, 그의 자살행위를 비도덕적, 비종교적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 소설은 작품이 아닌 샤를로테 부프와 케스트너 그리고 괴테의 삼각관계를 해결할 의도로 쓰여진 글로 간주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1774년 가을 출간된 이후 오늘날까지 사랑의 성서, 바이블로 세인의 가슴에 깊이 남아있다. 이야기가 존재한 이후 수많은 작가들이 사랑에 관한 소재를 읊조려 왔지만, 단 몇 권만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견줄 만 한 책이란 찬사를 받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베르테르와 함께 사랑하고 눈물을 흘리며 소설의 한 장 한 장을 넘긴다. 괴테는 말했다.

"만일 그대가 어떤 운명에서건 자신의 잘못에서건 이보다 가까운 친구를 찾을 수 없다면, 이 조그만 책자를 그대의 벗으로 삼아 주시오."

감상적인 책이니 마땅히 감상적인 소개가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랑하고, 그 사랑을 이룰 수 없어 괴로워해온 또 한 명의 베르테르가 되어본다. 혹 시대 착오며 21세기와 동떨어진 듯하지만, 원래 사랑은 시간을 거스른다. 나 역시 이 세상 속 무수한 베르테르 중의 한 명일 뿐이다.

원제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글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옮김 박찬기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1999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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