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외화 속에 그려진 인도, 슈팅 라이크 인디아

7월 25 업데이트됨


*사진 : 영화 <발리우드 드림> 포스터

올해 깐느 영화제에서는 인도 영화보다는 레드 카펫에 등장한 인도 배우들에게 온통 관심이 집중되었고, 각종 매체에서는 아이쉬와라 라이와 그의 남편 아비셱 바찬 그리고 소남 카푸르 등이 참석한 것이 연일 화제가 되었다. 출품작으로는 <티트리(나비)>가 인도 영화로는 유일하게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상영되었는데 한 해 천 여편의 영화가 제작되는 인도이지만 마치 그들만의 리그처럼 명확한 선이 그어진 듯해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인도 영화가 독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도인의 생활과 문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외부에서 바라보는 인도에 대한 시선이 자몿 궁금했다. 이는 무엇보다도 인도를 모티브로 한 외화에서 잘 표출되고 있을 것이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서울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고 가까운 일본의 동경 또한 디스토피아 상징처럼 그려져 왔다. 그렇다면 외화 속에 담긴 인도의 모습은 어떨까? 실제 서울과 동경은 결코 소돔과 고모라가 아니듯이 인도 또한 다소 생소한 시각으로 묘사된 것은 아닐지 궁금한데 해외 영화를 통해 인도가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 엿보는 것은 상당히 흥미롭다.


인도가 등장하는 외화는 다양하지만 그 유형을 크게 구분하면, 인도를 촬영지로 한 경우 그리고 인도를 직간접적인 소재로 한 경우 두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촬영 배경이 된 영화만 살펴봐도 탁하고 무릎을 치게 만든다. 먼저 빈 라덴을 검거를 다룬 영화 <제로 다크 서티>는 파키스탄의 촬영 허가를 받지 못한 대신 인도 찬디가르에서 촬영했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인도 라자스탄에 방문한 적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조드푸드에서 지하 감옥 씬을 찍었다. 또한 007 시리즈 <옥토퍼시>는 우다이푸르, <본 슈프리머시>는 고아, <미션 임파서블 4 : 고스트 프로토콜>은 뭄바이를 각기 촬영지로 삼았다. 굵직굵직한 블록버스터의 생각지 못한 장면에서 인도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셈이다. 이는 인도의 이국적인 분위기, 영화의 실제 배경과의 지리적 유사성 그리고 비교적 적합한 현지 촬영 여건 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편 인도를 소재로 한 영화는 드라마 장르에서 더욱 돋보인다. 인도의 종교 철학적 깊이를 담은 표류기 <파이 이야기>, 뭄바이 슬럼가에서 자라나 퀴즈왕이 되는 이야기 <슬럼독 밀리언네어>, 영국 이주 인도 가정의 문화 충돌이 내재된 축구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스포츠 영화로는 크리켓의 나라 인도에서 온 야구 선수의 실화를 다룬 최근작 <밀리언 달러 암>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개인적 성찰을 다룬 줄리아 로버츠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세 형제의 좌충우돌 인도여행 <다즐링 주식회사>, 발리우드 배우를 꿈꾸는 세명의 여배우의 성찰을 그린 <발리우드 드림> 그리고 노년기의 황혼여행을 그린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등은 인도를 배경으로 한 자아 성찰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 밖에 인도의 모습을 인상적인 판타지로 그려 낸 <더 폴링> 또한 주목할 만한 영화이다. 이들 영화는 때로 현실의 인도를 고스란히 투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인도를 자아성찰의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 영화에서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첫사랑에 관한 추억의 공간으로 묘사된 <김동욱 찾기>, 다큐멘터리 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 역시 일정 부분 그러한 공식을 따르고 있다. 그 만큼 종교의 나라이자 다양함이 공존한 인도는 외부의 시선에 성찰의 공간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할 수는 없다. 실론섬(지금의 스리랑카)과 남인도의 모습만 보고도 그 유명한 인도 기행을 썼던 헤르만 헤세처럼 빛에 따라 다른 색을 띄는 타지마할의 인도는 보는 이에 따라 각기 다른 빛을 발산한다. 영화 <잡스>에서 표현되었듯이 인도는 스티브 잡스에게 깨닫음을 주고 그 경험은 향후 그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그것은 인도에 대해 품은 환상 뿐이 아니라 그 이면에서 느낀 회의감에서 기인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인도에서 음악적으로 큰 영향을 받은 비틀즈이지만 인도에 심취한 조지 해리슨과 달리 일찌감치 인도를 등진 링고스타에게도 그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따라서 인도에 가면 성찰을 이룬다는 식의 영화는 다소 아쉽다. 흔히들 인도의 첫모습에 바로 현혹되거나 질려버린다고 말한다. 그곳이 품은 다양함과 아직은 과거에 무게 중심이 치우친 그들의 삶은 첫눈에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상서로운 느낌은 이내 인도를 성찰의 공간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러나 환상의 커튼을 젖히고 바라보면 인도는 단지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곳일 뿐이다. 성찰은 꼭 인도가 아니더라도 삶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던가. 다양한 인도의 모습을 하나로 표현하고자 하면 안팎의 시각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바로 이러한 차이가 인도를 다룬 대개의 외화들이 되려 인도인들에게는 큰 감흥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일지 모른다.


#발리우드드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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