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인도라고 다 그렇진 않아 <파니를 찾아서>

7월 25 업데이트됨


링크 : <씨네21> 게재 기사

*사진 : <파인딩 패니> 중에서


인도 영화하면 떠오르는 특징이 있다. 바로 영화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란스러운 춤과 노래, 그리고 긴 러닝타임 등이 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인도 영화에 있어 금기시 되는 내용들도 있는데 주로 종교와 문화적 가치관에 따른 암묵적인 제약들이 거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특징과 제약들은 인도 영화만의 개성을 부여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보다 폭넓은 관객들에게 다가가는데 있어 편견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편견을 뛰어넘은 이색적인 영화 한편이 있어 소개한다. 바로 영화 <칵테일>의 감독 호미 아다자이나가 연출한 작품으로 오는 10월 부산 국제영화제 상영이 예정된 영화 <파인딩 패니>가 그 주인공이다.


<파인딩 패니>는 인도 고아주에 위치한 가상의 마을 포코림을 배경으로 어느 날 그곳의 늙은 우체부 퍼디(나스루딘 샤 분)에게 한 통의 편지가 반송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편지는 퍼디가 46년 전 결혼을 다짐하며 패니에게 보낸 연서였다. 평생 패니를 사랑한 퍼디는 자신이 거절당한 줄로만 알고 실의에 빠져 홀로 고독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그 편지가 정작 패니에게는 전달된 적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그녀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이 영화는 퍼디를 둘러싼 다채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결혼식에서 남편을 잃고 정절을 유지해온 과부 엔지(디피카 파두콘 분), 냉소적인 자동차 정비사 사비오(아르준 카푸르 분), 변태 예술가 돈 페드로(판카즈 카푸르 분) 그리고 엔지의 시어머니 로지(딤플 카파디아 분)가 그들이다. 엔지로부터 용기를 얻어 사비오의 차에 오른 퍼디는 이들 4명과 함께 패니를 찾아 좌충우돌의 여행을 떠난다. 과연 패니는 살아 있을까? 결혼했다면 퍼디를 기억하고는 있을까? 실존하는지도 모를 패니를 찾아 떠나는 이 엉뚱한 여정에서 기존에 우리가 보아 온 인도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우선 이 영화에는 발리우드 특유의 춤과 노래 장면이 없다. 프랑스 출신 작곡가 마티아스 두플레시가 음악 감독을 맡았는데 뮤지컬적인 요소 대신 보사노바 풍의 음악 <패니 레(Fanny Re)>가 배경에 흐르고, 심지어 퍼디는 극중에서 ‘아베마리아’를 읆조리기까지 한다. 그리고 분절된 춤과 노래 장면이 없기에 100분 남짓한 러닝타임은 결코 과하지 않게 ‘패니 찾기’의 여정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또한 이 영화는 과거 포르투갈령이자 인도의 휴양지인 고아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힌두적인 전통과 문화보다는 인도의 카톨릭 등 이색적인 색채를 잘 담아내고 있다. 언뜻 인도가 아닌 시칠리아의 어딘가를 배경으로 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우리에게 생소한 인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익살스럽고 거침없는 풍자적 묘사들은 시종일관 이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데 인도 영화라고 하면 가지게 되는 선입견이 무색해진다. 그 만큼 <파인딩 패니>는 고아라는 배경을 통해 관객들에게 인도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줌과 동시에 인도 영화가 세계 관객에게 보다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작품성과 다양성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다.


안정된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인 <파인딩 패니>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최근 발리우드의 여신으로 군림하고 있는 디피카 파두콘이다. <첸나이 익스프레스>의 남인도 여성에 이어 이번에는 고아 여성으로 완벽하게 변신하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한다. 영화는 결혼식에서 죽는 엔지의 남편 역할로 <람 릴라>에서 디피카 파두콘의 상대역을 맡았던 란비르 싱이 카메오로 등장하며 의외의 볼거리도 선사하기도 하는데, 옛 사랑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에서 <파인딩 패니>는 일면 짐 자무쉬 감독, 빌 머레이 주연의 영화 <브로큰 플라워>를 떠올리게 한다. 여정을 통해 그들이 찾아 헤맨 것은 사실 패니가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잔잔함 속에 묻어나는 유머러스함과 더불어 과거로의 여행을 통해 삶을 성찰하는 담백한 이야기에 매료된 적이 있는 관객이라면 누구라도 인도 영화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감상해보기를 바란다.


*인도 내 보수적인 시각에서 <파인딩 패니>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를 기획하던 당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와 같은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감독은 극소수의 관객만이 볼 영화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제작 후에도 일찍이 검열 당국에 의해 영화의 일부 대사가 수정되고 특정 장면의 경우 심의 통과에 난항을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심의 사항들은 다소 예민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정작 최근 인도 연예계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는 뉴스는 다름 아닌 인도 대표 언론인 ‘타임즈 오브 인디아’가 디피카 파두콘의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해 동영상 기사화하면서 불거진 일이다. 아니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파인딩패니 #발리우드 #디피카파우콘 #인도영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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