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향신료 없는 영화들, <베이비> 그리고 <바들라푸르>

7월 25 업데이트됨


링크 : <씨네21> 게재 기사

*사진 : <바들라푸르> 중에서


인도 영화가 정색하고 진지하다면 어떨까?

발리우드 상업 영화를 일컫어 흔히 맛살라 무비라고 한다. 인도의 혼합 향신료인 맛살라처럼 한 편의 영화 속에 여러 장르가 혼합되고, 춤과 음악 등 흥을 돋구는 요소가 가미된다. 발리우드가 알려지면서 맛살라는 인도 영화만의 특징으로 부각되었지만 사실 여기에는 다소 오해가 있다. 맛살라가 인도 대중의 취향에 따른 흥행 공식이고 별미라지만 아무리 인도 영화라고 때와 상황에 맞지 않게 댄스 삼매경에 빠지면 곤란하다. 공포, 액션, 스릴러물은 물론 진지한 드라마 속의 맛살라는 때로 순진한 애인의 이중 생활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런데 최근 발리우드 흥행작들이 흥미롭다. 각기 1월과 2월말 개봉한 <베이비>와 <바들라푸르>는 맛살라 없이 진지한 첩보 액션과 복수극을 선보인 영화들이다. 정색하고 와인드 업한 발리우드 영화가 변화구를 버리고 직구만으로 승부를 건 셈이다.


먼저 <베이비>는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첩보 스릴러다. 인도식 첩보 액션의 묵직한 무게감 만으로 승부를 건다. 악샤르 꾸마르가 대 테러 공작팀 ‘베이비’를 이끄는 아제이 역을 맡아 절제미 넘치는 액션을 선보인다. 델리의 쇼핑몰 테러 계획을 입수한 아제이는 인도-파키스탄 접경 지대의 무장 테러지도자 나즈가 그 배후에 있음을 알게 된다. 대대적인 테러를 계획하던 나즈는 감옥에 수감된 테러리스트 비랄을 탈출시키고 ‘베이비’는 그 뒤를 쫓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팀원들이 희생되고, 홀로 살아남은 아제이는 새로운 팀과 함께 테러를 막기 위해 테러범들의 근거지로 향한다. 한편 <바들라푸르>는 잔악한 범죄에 대한 복수극이다. 신예 바룬 다완이 ‘복수는 나의 것’을 외치는 라구 역을, 나와주딘 시디퀴가 사악한 범인 리악 역을 맡았다. 라구는 2인조 강도에 의해 아들과 아내를 잃고 분노와 상실감에 빠진다. 두 명의 범인 중 가족의 목숨을 앗아간 리악은 잡히지만 공범인 하르만이 달아난다. 하르만의 종적이 묘연해진 상황에서 리악은 살인에 대한 모든 책임을 하르만에게 떠넘기고, 정작 자신은 20년형을 받는데 그친다. 15년 뒤,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리악은 조기 출소를 위해 라구의 허락을 구한다. 오랜 시간 복수만을 기다린 라구는 하르만의 소재를 밝히는 댓가로 리악을 풀어주고, 라구의 처절한 복수가 그때부터 시작된다. 이 작품은 죄에 대한 가차없는 응징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서슬 퍼런 복수극인 동시에 오랜 시간이 흘러도 악행에 대한 댓가를 치루고 회개한다는 면에서 까르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도인의 사상적 색채가 짙게 배어난다.


<베이비>와 <바들라푸르>의 공통점은 맛살라의 도움 없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베이비>는 해외 로케 등 상당한 제작비(약 130억원)가 들었음에도 초지일관 한 길만을 간다. <바들라푸르>는 복수라는 화두에 대한 진지함이 남다르다. 두 영화 모두 러닝타임은 여전히 길지만 몰입도는 상당하다. 아이러니하지만 인도 비평가들도 맛살라가 아닌 작품에 호의적인 편인데 두 영화는 호평을 받았음은 물론 박스 오피스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방식도 인도에서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한계도 있다. 국내외로 더 큰 흥행을 거두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인도인들에게 여가와 오락의 다른 말은 영화고, 그 주제가는 그들의 대중 가요나 마찬가지다. 그 상생 관계가 전체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또한 영화 속 악인이 대부분 무슬림으로 묘사되거나 권선징악적 교훈에 집착한다는 상투성도 있다. 향신료를 걷어 낸 인도 영화는 어떤 맛일지 한번 감상해보시기를 권한다.


#인도영화 #베이비 #바들라푸르 #진지한인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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