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맨발로 고아까지, 아이들을 통해 그려낸 인도

7월 25 업데이트됨


링크 : <씨네21> 게재 기사

*사진 : <맨 발로 고아까지> 중에서

우리 마음 속의 파라다이스, 지도를 펼쳐보면 나라마다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기 마련이다. 인도의 경우, 여행의 동기와 목적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아라비아 해를 면한 서인도의 낙원 고아(Goa)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기라성 같은 유적지들과는 또 달리 고아는 알만한 사람들이면 다 아는 지상의 낙원이자 휴양지다. 한 때 포르투갈령이었던 이곳은 끝없이 이어진 해변, 한가롭게 흘러가는 시간과 풍부한 먹거리 등 서구적인 흔적도 짙게 배여 인도의 또 다른 모습을 품고 있다. 그렇기에 최근 개봉한 영화 <맨 발로 고아까지(Barefoot to Goa)>는 제목부터 색다른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


영화는 할머니의 정성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대도시 뭄바이에 정착한 아들과 떨어져 홀로 고아에서 살던 할머니는 자식과 어린 손주들을 만나길 고대하며 어떡해서든 매 달 편지와 선물을 마련해 보낸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아들로부터 아무런 답장을 받을 수 없었다. 함께 살기 위한 시어머니의 의도라고 여긴 며느리가 시집살이를 꺼리며 남편에게 숨긴 때문이다. 하지만 우연하게도 아이들이 그 편지를 발견하여 읽게 되는데 어린 두 남매는 편지를 통해 할머니가 폐암을 앓고 있고, 그것이 심각한 병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할머니를 만나러 가기로 다짐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이에 무관심하기만 하고, 당돌하게도 아이들은 결국 자신들만의 모험에 나선다. 어린 오빠와 여동생은 기차에 무임승차하고, 걷고, 히치 하이킹하며 다투고 실수하는 등 온갖 모험을 겪는 사이 자연과 사람 등 도시와는 다른 삶을 체험하게 된다. 2013년도 뭄바이 필름 페스티벌 경쟁작으로 벵갈루루 국제 영화제(BIFFES)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던 이 영화는 이제서야 극장가에 선보이게 되었다. 마침내 지난 10일 개봉하기까지 프라빈 모르칼레 감독의 이 데뷔작은 인도 장편 영화로는 최초로 후원금을 모집(www.barefoottogoa.com)해야 했다. (올해 8월까지 후원금은 상환하기로 되어 있다.) 흥행 여부를 떠나 매력적인 인도의 풍경을 이처럼 담백하게 보여주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그려낸 덕분이다. 아이들의 특별한 여정과 좌충우돌 모험기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

*사진 : <맨 발로 고아까지> 중에서


저예산 영화 <맨 발로 고아까지>는 화려하지 않지만 가장 인도인다운 시각을 담았다. 사실 금욕적인 종교와 가족 중심의 사회가 바로 인도다. 반면 인도의 영화, 특히 발리우드는 마치 그로부터 해방감을 만끽하듯 자극적이고 화려한 면이 있다. 그러니까 영화가 인도인들의 독보적인 대중 문화로 자리잡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인도 영화 또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 <맨 발로 고아까지>는 새로운 문화가 수용되고, 물질적 가치가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균열되기 시작한 ‘가족’ 중심의 가치관에 주목한다. 점차 소원해져만 가는 가족 관계에 대한 안타까움. 비록 영화는 소박하지만 그 완성도를 떠나 진정성이 엿보인다. 혼잡하고 정신없는 도시의 삶에서 잠시 물러나 가족을 보자는 것은 어찌보면 뻔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마치 한국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처럼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계획에 동참해 낯선 인도를 모험해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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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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