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아빠를 부탁해 <피쿠>

7월 25 업데이트됨


링크 : <씨네21> 게재 기사

*사진 : 영화 <피쿠>의 화려한 출연진. 좌측부터 이르판 칸, 아미타브 바찬, 디피카 파두콘


인도 극장가에서는 아버지와 딸을 다룬 잔잔한 가족 코미디 영화 한편이 흥행하고 있다. 그것도 발리우드 대작들을 비롯해 <어벤져스2> 등과 같은 굵직한 외화들과 경쟁하며 그에 못지 않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 5월 8일 개봉한 영화 <피쿠>는 인도판 어벤져스라고 불러도 될 만한 출연진들로 화려한 액션 대신 가족에 대한 진정성 넘치는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는 늙은 아버지와 과년한 딸의 일상을 다루며 시작된다. 변비에 시달리는 바바(Baba)는 노년에 홀아비가 되어 딸 피쿠(Piku)에게 의존한다. 반면 건축 사무소를 다니는 피쿠는 그런 아버지를 보살피느라 사생활이 없다. 피쿠는 당당하고 책임감이 강하지만 고집 세고 과민한 아버지와 사사건건 충돌하고, 이들 부녀지간에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어느날, 딸의 충고를 듣지 않고 무리하다가 의식을 잃은 바바는 다시 깨어나자 고향인 콜카타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딸은 아버지와 함께 갑작스런 여행을 떠나게 된다. 변비로 까탈을 부리는 아버지가 비행기나 기차 여행을 거부하자 딸은 평소 이용하던 라나(Rana)의 업체에서 택시를 빌린다. 하지만 출발 당일, 약속한 시간이 되어도 차는 나타나지 않고, 화가 난 피쿠는 라나에게 항의한다. 델리에서 콜카타까지는 무려 1500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였고, 괴팍한 노인과 신경질적인 딸과 동행하기를 모두들 꺼려했던 것이다. 라나는 어쩔 수 없이 직접 차를 몰고 이들의 여행에 동참하게 된다. 출발하며 바바의 배변 전용 의자를 차 위에 실은 장면은 압권이다.


<피쿠>는 인도판 아빠를 부탁해 같은 코미디 영화다. 국민 배우 아미타브 바찬이 아버지 바바 역을, 발리우드의 대표 히로인 디피카 파두콘이 딸 피쿠 역을 맡았다. 불행히도(?) 이들과 동행하는 라나 역은 바로 <파이 이야기> 등으로 유명한 이르판 칸이 맡았다. 이들 세 배우는 이름만으로 그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바로 <피쿠>는 이들 여행 동반자 간의 찰떡 호흡 코미디다. 아미타브 바찬은 평소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대신 고집불통의 노인으로 완벽하게 빙의했고, 시종일관 뚱한 표정을 짖는 디피카 파두콘은 아웅다웅하는 부녀의 모습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피쿠와 라나도 의외의 ‘썸’으로 호흡을 과시한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는 아미타브 바찬과 이르판 칸 간의 노련한 호흡이다. 이르판 칸은 부녀 사이에 끼어 중재자 역할을 맡으며 존재감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아미타브 바찬과 함께 큰 웃음을 선사해준다.


콜카타로 향하는 길, 아버지와 딸은 계속 티격태격한다. 라나도 거기에 끼어든다. 아버지와 떠난 여정, 사실 이 여행은 아버지의 마지막 귀소 본능이었다. 또 다시 무리한 일을 저지르는 아버지, 딸은 마지막까지 아버지를 나무란다. 모든 일들이 지나가고, 영화의 마지막 순간 델리로 돌아온 피쿠는 집 앞 마당에서 라나와 배드민턴을 친다. 실제 디피카 파두콘의 아버지가 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였다는 점은 알고보면 꽤 재미있는 장면이다. <피쿠>는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게 한 뒤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변해가는 사회,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인도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는 영화다.

#인도영화 #발리우드 #발리우드감동드라마 #피쿠 #아미타브바찬 #디피카파두콘 #이르판칸

​대한민국

  • Twitter Basic Black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 블랙 대표자 아이콘

Copyright © emoTur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