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카슈미르의 소녀> 발리우드에서 내가 제일 잘나가!

7월 25 업데이트됨


링크 : <씨네21> 게재 기사

*사진 : <카쉬미르의 소녀(바즈란기 바이잔)> 중에서


발리우드를 이끄는 3대 칸으로 불리는 샤룩 칸, 아미르 칸, 살만 칸 중 최근 가장 핫한 배우가 누굴까? 아마 이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역대 흥행 5위권 영화 중 각각 2편이 랭크된) 아미르 칸과 샤룩 칸이 살만 칸보다는 한 수 위에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번엔 살만 칸이 제대로 일을 냈다. 무슬림 축제 기간 이드(EID)에 맞춰 (7월 중순) 개봉해 현재 전세계 60억 루피의 수익을 돌파한 살만 칸의 <카슈미르의 소녀(바즈란기 바이잔)>이 역대 발리우드 흥행 순위 2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며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렸다.(1위는 아미르 칸의 <PK>) 단지 숫자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 드라마 <카슈미르의 소녀>다.


파키스탄에 사는 어린 소녀 샤히다(하샬리 말호트라 분)는 선천적으로 말을 못한다. 샤히다는 말할 수 있게 되길 기원하며 엄마와 함께 인도 델리의 무슬림 성지 순례를 떠난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국경 근처에서 잠시 기차가 정차한 사이 샤히다는 엄마에게서 떨어져 고아가 되고 만다. 인도 땅에 홀로 남겨진 소녀는 우연히 바즈란기(살만 칸 분)를 만나 보호를 받게 된다. 브라만(인도 카스트 중 최상위 사제계급)인 바즈란기는 원숭이 신 하누만을 믿는 선량한 사람인데 샤히다의 흰 피부를 보고 브라만이라고 지레짐작하게 된다. 그는 결혼을 승낙받는 대신 장인의 요구대로 결혼할 능력을 갖추려 잠시 델리를 떠나 있던 참이었다. 목적을 달성한 그는 샤히다와 함께 델리로 돌아간다. 소녀는 낯선 환경에서 빨리 적응해 나간다. 하지만 곧 샤히다가 파키스탄인이란 사실이 밝혀지고, 보수적인 힌두교도인 장인은 당장 집으로 돌려보내라고 한다. 파키스탄 대사관을 찾아가보지만 신분을 입증할 길이 없고, 급기야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대사관은 폐쇄된다. 방법을 찾던 중 비자 없이 갈 수 있다는 말을 믿고 결혼 자금까지 털어 여행사 직원에게 샤히다를 맡기지만, 이는 소녀를 매음굴에 팔아넘기려는 수작이었음을 알게되고, 샤히다를 구출한 바즈란기는 직접 집까지 데려다주기로 다짐한다. 둘은 밀입국을 하듯이 무작정 국경을 넘고,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도망치는 등 우여곡절의 모험을 겪게 된다. 그 사이 바즈란기는 간첩으로 몰려 쫓기게 된다. 파키스탄 주민들의 도움을 받은 그는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소녀는 무사히 엄마의 품에 안기게 된다.


두 시간 반이 넘는 러닝 타임에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카슈미르의 소녀>은 발리우드가 가장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감동과 유머의 종합 선물 세트임에 분명하다. 아이와 함께 나선 모험 자체도 재밌고, 마지막까지 코 끝이 찡해지는 장면은 훈훈한 감동과 여운을 남겨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는 오랜 앙숙 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 사람들이 소통하고 함께 기적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특히 아름답다. 그런 면에서 샤히다가 엄마와 함께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는 장면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바를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해주는 것 같다. 매서운 눈길로 입국자들을 감시하던 인도 군인이 아이에게 만큼은 활짝 미소를 지어보이는 장면이었다. 죽고 죽이는 견원지간이지만 어린 소녀는 화해와 평화의 매개체이자 미래의 희망을 상징한다.

영화의 전반부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힌두와 무슬림의 물과 기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자주 등장하는 인도-파키스탄의 크리켓 국가 대항전의 분위기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재미있게 묘사했지만 샤히다가 모스크에 들어가 히잡을 두르고 기도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거나, 혼자 파키스탄 크리켓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파키스탄인임을 깨달으며 경악하는 모습은 뼈가 담긴 표현이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영화는 둘 사이의 화해와 공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파키스탄 사람들의 도움과 배려 그리고 따뜻함을 통해 힌두교도인 바즈란기가 무슬림의 딸인 샤히다를 바래다주는 것이다. 하누만을 믿는 바즈란기가 원숭이가 지나가자 합장을 하는 것을 보고 함께 가던 무슬림 일행도 함께 합장해주는 모습, 각자 다른 인사법으로 인삿말을 나누던 사람들이 점점 상대방의 방식으로 인사를 건네주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게다가 소녀의 고향인 캬슈미르는 두 국가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대표적인 분쟁 지역이다. 서로 죽고 죽이는 땅을 멋진 화합의 장소로 뒤바꾼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근육질의 배우 살만 칸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액션이 아닌 부드러운 역할과 드라마물도 누구보다 잘 소화할 수 있음을 과시했고, 특유의 과장된 액션이 절제되었음에도 은근히 드러나는 카리스마는 일품이었다. 발리우드의 <레옹>이랄까, 약혼자인 라시카(카리나 카푸르 분)보다도 귀여운 여주인공과의 호흡이 더욱 돋보였다.

#인도영화 #발리우드 #카슈미르 #살만칸 #카슈미르의소녀

조회 46회

​대한민국

  • Twitter Basic Black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 블랙 대표자 아이콘

Copyright © emoTur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