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발리우드는 3대 칸을 넘어설 수 있을까?

7월 25 업데이트됨


*링크 : <씨네21> 게재 기사

올해 발리우드를 지켜보면서 몇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먼저, 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되고 있지만 사룩 칸, 아미르 칸, 살만 칸의 3대 칸을 필두로 한 발리우드 흥행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즈란기 바이잔>의 살만 칸이 있었다. 하지만 잭팟을 터뜨리며 아미르 칸의 <둠 3>를 넘어선 살만 칸도 역대 흥행 1위인 <PK>까지는 넘어서지 못했다. 두번째로는 3대 칸의 아성을 넘어서는 배우와 흥행작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는 <베이비>의 악샤르 쿠마르, <바들라푸르>의 바룬 다완이 기존의 발리우드와 차별화된 작품과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타누 웨즈 마누 리턴즈>는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거두며 저예산 고효율의 전형을 보여주었고, 블록버스터 뿐 아니라 작품성 있는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며 주가를 날린 여배우 디피카 파두콘의 활약이 돋보였으며 <피쿠>에서 디피카 파두콘과 함께 아버지와 딸로 호흡을 맞추며 국민 배우 아미타브 바찬 또한 명불허전이 무엇인가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들과 3대 칸 사이 흥행 수준의 차이는 상당했다. 마지막으로 눈길을 끈 것은 발리우드의 세계화였다. 상영관의 확충과 멀티플렉스화 등 국내 영화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상영관은 수요 대비 공급이 모자란 상황이다. 블록버스터가 대다수의 상영관을 독차지하는 가운데 수입 외화의 배급도 많아졌다. 치열한 경쟁 속에 비단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 박스오피스 성적 또한 매우 중요해졌고, 과거 발리우드하면 떠올랐던 특유의 맛살라에 집착하지 않고 보다 보편적인 관객의 취향에 부합하는 영화들도 다수 눈에 띄게 되었다.


한편, 연말 시즌을 앞둔 요즘 인도 극장가는 마치 힘 모으기라도 하듯 다소 잠잠한 편이다. 대대적인 개봉으로 주목을 받은 샤히드 카푸르의 <샨다르>의 성적은 저조한 편이고, 아아쉬와라 라이가 출연한 <자즈바>, 코미디물인 <싱 이즈 블링> 등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포진해 있지만 흥행을 상징하는 10억 루피 클럽에는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2011년 <쁘야르 까 펀치나마>의 속편인 <쁘야르 까 펀치나마 2>가 관객들의 입소문 속에 선전하고 있는데 이 영화는 유명 배우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쁘야르 까 펀치나마>는 우리말로 ‘사랑 이후’라는 뜻이다. 영화는 한 집에 사는 룸메이트로 절친한 세 친구가 각기 여성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고고’는 우연히 본 ‘치쿠’에게 반하게 되고, ‘쵸카’는 친척의 결혼식에서 ‘수프리야’를 만나 사랑에 빠지며, ‘타쿠르’ 역시 헬스장에서 ‘수쿰’을 만난다. 하지만 사랑의 달콤함은 잠시. 관계가 진전되며 서로 갈등을 겪기 시작하는데 ‘고고’는 ‘치쿠’의 주변 인간관계에 불만을 느끼게 되고, ‘쵸카’는 발전하지 않는 관계에 고민하게 된다. ‘타쿠르’ 또한 자신의 생각과 일을 지지하지 않고 허영심을 가진 ‘수쿰’에게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세 친구가 사랑의 달콤함 이후 그 허와 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고, 결국 세 명 모두 다시 싱글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남성 중심적인 얘기라는 점에서 다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인도판 <싱글즈>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시종일관 톡톡 튀며 유쾌한 이 영화는 인도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고 종교와 계급을 떠나 자유롭고 솔직한 사랑의 풍속도를 그렸다는 점에서 재밌고, 인도 영화로는 꽤 파격적인 장면도 담고 있다. 지금의 인도가 얼마나 개방적으로 면모를 가졌는지 엿보인다. 하지만 결국 그 허위를 꼬집는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인도’다운 결말에 그치고 마는 셈이다. 다시 싱글로 돌아온 세 친구가 나란히 앉아 각자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 마지막 장면은 우습지만 무척 인상 깊다. 진정한 사랑은 어머니 뿐이라는 의미다. 영화를 통해 우리와 같고 다른 인도인의 사랑관에 주목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사실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듭한 이 영화도 현재 누적 5억 루피의 수익을 기록해 3대 칸(최소 40억 루피 이상)과는 체급 차이가 크다. 엄밀히 말해 인도에서 가장 핵심적인 흥행 요건의 하나가 출연 배우가 누구냐인데 내용, 작품성, 배경 음악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출연 배우에 따라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고 상영관 확보 또한 유리하다. 가령, 인도 사회를 서슴없이 풍자한 <PK>와 같은 영화는 아미르 칸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과연 어땠을까 싶고, 그다지 신통치 못했던 살만 칸의 <자이 호> 역시 18억 루피의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는 점은 못해도 절반은 간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실제로 역대 흥행 톱10 중 3대 칸을 제외하면 오로지 리틱 로샨의 <크리시 3>, <방방> 두 영화만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3대 칸의 아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아직 채 2015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인도 극장가는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 이유인 즉슨 3대 칸의 차기작들 때문이다. 사룩 칸의 경우 내년 4월에는 전세계 적인 팬덤의 사룩 칸 자신이 거꾸로 팬으로 분한 영화 <팬>,그리고 7월에는 밀수업자의 얘기를 다룬 범죄 스릴러 <라이스> 두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있고, 40세의 레슬러 역을 맡은 살만 칸의 <술탄> 역시 7월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레슬링을 소재로 한 아미르 칸의 스포츠 영화 <단갈> 또한 12월 개봉 예정이다. 과연 사룩 칸과 살만 칸이 정면 대결을 펼칠 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고, 공교롭게도 레슬링이라는 동일 소재를 다룬 살만 칸과 아미르 칸의 영화도 어떤 차이가 있을지 기대된다. 내년은 발리우드 빅3의 대충돌하는 빅 이어(Big Year)가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벌써부터 관련 기사가 게재되고 있다. 이처럼 세 배우의 대결도 눈길을 끌지만 뒤짚어 생각해보면 이들에게 관심이 집중된 사이 다른 영화와 배우들의 승부수는 어떨까 자못 궁금해진다. 만약 예정대로 빅 이어가 성사된다면,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볼 때 외화를 포함한 기타 개봉작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험난한 한 해를 겪을 수도 있다. 3대 칸의 힘이 절대적이고 사실 이들의 활약이 발리우드의 성공에 큰 힘이 되는게 사실이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발리우드의 미래를 생각해볼 때 과연 이들을 뛰어넘을 누군가가 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도영화 #발리우드 #3대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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