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필름페어 어워드 사우스

7월 25 업데이트됨


링크 : <씨네21> 게재 기사

*사진 : <행복까지 30일> 중에서


샤룩 칸의 <팬>과 <정글북>의 대결은 <정글북>의 승리로 끝났다. <팬>은 ‘10억 루피 클럽’ 가입에도 실패했다. 반면 <정글북>은 <아바타>의 기록을 넘어 명실공히 역대 외화 순위 1위(흥행 수익 17.6억 루피)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발리우드 방어전이 실패로 끝난 셈인데 조금 이례적이다. (샤룩 칸은 마치 상처를 달래는 듯 최근 새로운 슈퍼 카를 한 대 더 장만했다.) 하지만, 할리우드가 자신감을 가지기엔 이르다. 이후 개봉한 <엑스맨 : 아포칼립소>,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 <배트맨 V 슈퍼맨 : 돈 오브 저스티스> 등은 저조해 동기간 개봉한 인도 영화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인도에서 자국 영화의 강세는 여전하다. 하지만 자국 영화라고 모두 같은 인도 영화로 묶는 것은 재고가 필요하다. 특히, 발리우드 외 각 지역어별 영화권의 영향력은 별개인데, 지역별로 영화제가 구분되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열린 ‘필름페어 어워드(Filmfare Awards)가’ 그 좋은 예다. 지난 1월 개최된 힌디어권 영화제와 별도로 6월 18일 하이데라바드에서는 남인도권 영화제인 ‘63회 필름페어 어워드 사우스(Filmfare Awards South)’를 따로 개최한 것이다. 1954년 시작된 이 영화제는 원래 힌디와 텔루구어 영화를 대상으로 했다가 점차 타밀어, 벵갈어, 마라티어, 말라야람어, 칸나다어 영화 등으로 그 대상을 확대해 왔다. 2014년부터는 웨스트 벵갈, 아삼, 오디샤 등 동부 지역을 별도로 나눠 ‘필름페어 어워드 이스트(Filmfare Awards East)’를 별도 개최(3월)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인도는 각종 영화제도 많지만, 하나의 영화제가 지역별로 나뉘기도 한다.


‘필름페어 어워드’는 일반 대중 뿐 아니라 비평가 패널이 투표에 참여하는데, 인지도 면에서는 범 인도적인 영화제로 꼽히는 내셔날 필름 어워드(National Film Awards)에 미치지 못하지만, 인도의 아카데미상에 견주며 그 권위를 인정받아왔다.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 등 주요 시상도 지역 영화별로 구분하는데, 단순히 언어적 차이 뿐 아니라 지역별 시네마 컬쳐의 차이를 존중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수상자들의 면면이 다르다. 먼저 힌디어권 영화제는 발리우드 스타들의 잔치로 비말 로이, 야쉬 초프라 등 전설적인 감독들과 더불어 아미타브 바찬 등 바찬 일가와 3대 칸, 카졸, 프리얀카 초프라 등의 수상 경력이 돋보인다. 올해는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바즈라오 마스타니>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란비르 싱) 등 8개 부문을 휩쓸었고, <피쿠>의 디피카 파두콘이 여우 주연상를 수상했으며 비평가 부문에서는 <피쿠>가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아미타브 바찬)을 거머쥐었다. 반면 남인도권 영화제는 카시나두니 비스와나스 감독과 배우 겸 감독인 카말 하산 등이 전설로 꼽히고, 각 지역별 수상작과 배우를 봐도 마치 별세계를 보는 듯 하다. 올해는 작품상으로 말라야람어권에서는 중동으로 간 이민자의 실화를 다룬 <다우 선(범선)>이, 칸나다어권에서는 필명을 쓰는 익명의 작가를 찾아가는 미스테리 스릴러 <컬러풀 웨이브>가, 타밀어권에서는 빈민가에 살며 까마귀의 알을 훔쳐 먹은 뒤 서로를 까마귀알 형과 아우로 부르는 형제가 거금 300 루피(한화 약 6000원)짜리 피자를 먹어보고 싶어 30일 간 돈을 벌며 겪게 되는 일들을 다룬 코미디 드라마 <행복까지 30일>이, 마지막으로 텔루구어권에서는 사극을 인도다운 신화적이고 장대한 서사시로 풀어낸 액션 판타지 <바후발리: 더 비기닝>가 수상했다. <행복까지 30일>은 한국에서도 개봉되어 상영 중인데, 일반적으로 남인도권 영화는 발리우드 맛살라 무비에 비해 작품성이 돋보인다.


이처럼 발리우드와 각 지역어권 영화를 포괄한 것이 인도 영화다. 때문에 자국 영화를 편애한다는 생각에도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불교의 창시자 고타마 붓다도 힌두교의 신 비슈누의 아홉 번째 화신라고 하듯 인도인의 입장에서는 외화도 하나의 선택일 뿐 명확히 구분짓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다만 지역별 영화가 그렇듯 언어와 문화적 차이가 있고, 각각의 지역마다 이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므로 갖춰야 할 조건들이 있다. 인도에서는 정작 불교 인구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문화적 거부감이 없고, 현지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다.(문맹률이 높아 자막이 아닌 더빙이 요구될 수 있다.) 인도인들이야 좋은 영화라면 국적을 초월해 모두 좋다고 말하겠지만, 그 ‘좋은 영화’의 기준에 차이가 있다.


한편, 올해 발리우드는 이렇다 할 흥행작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고 히트작이 <정글북>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살만 칸의 <술탄>이 오는 7월 초 개봉될 예정이다. (심지어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을 맡을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던) 이 영화는 작은 마을 출신의 레슬러인 술탄(살만 칸)이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나가며 인생 역전을 이루지만, 실패의 나락에 빠지고 종합 격투기 선수로 재기한다는 내용이다. 한물간 스포츠 스타가 재기하여 꿈과 사랑 모두 쟁취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이 묘사되는데, 기차와 나란히 달리기, 소 대신 밭 갈기, 중장비 끌기 등 <무한도전>과 맞먹는 특훈으로 살만 칸의 육체미를 발산할 예정이다. 어쩐지 발리우드 액션의 화신으로 굴림해온 그가 ’다시 한번 더!’를 외치는 듯도 하지만, <카쉬미르의 소녀>에서 보여준 것처럼 배우로서 다른 모습도 보여줄 예정이다. 최근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25년의 배우 생활을 거치며 인기를 잃을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곧이어 인기보다 인생이 더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는데, 어느덧 50세 배우의 깊이가 느껴지는 그였다. <술탄>의 스토리는 사실 살만 칸과 닮았다. 3대 칸의 한 사람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굴곡진 배우 인생을 살며 좌절하고 극복해왔다. 인기를 잃었고, 그때마다 배우로서 영화를 통해(<원티드(Wanted, 2007)>, <다방(Dabangg, 2010)>) 은막의 스타로 복귀했다. 발리우드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3대 칸 걱정인데, <술탄>의 개봉은 무척 기대된다. 술탄은 이슬람 왕국의 군주를 뜻하고, 영화 <술탄>은 때마침 이슬람 휴일인 이드(Eid)에 맞춰 개봉(7월 6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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