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신성한 소의 딜레마

2019년 11월 26일 업데이트됨



인도의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유독 소가 많이 보인다. 인도에서는 사람보다 차가 먼저일 수는 있어도, 차가 소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 어슬렁어슬렁 떼를 지어 도로를 가로지는 소부터 중앙 분리대 위에 앉아 한가롭게 조는 소, 마차를 끌고 가는 일소까지 가히 천태만상(千態萬象)이다. 인도 운전자들도 길에서는 마냥 여유롭지 못해 쉴새없이 경적을 울리는 법인데 눈 앞에 소가 지나갈 때는 꾸욱 참고 잘 기다려주는 편이다.


예로부터 인도는 소를 신성시 여겨왔다, 특히 암소(젖소)에 해당되는데 죽이거나,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기시 했다. 일찍이 베다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베다에서는 소를 매우 중요한 존재로 언급하는데, 그만큼 소는 농경 사회에서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농사에 필요한 노동력이었고, 우유와 연료 등 귀중한 자원을 제공하는 원천이었으므로 당연했다. 때문에 생명의 살생을 죄악으로 보는 등 여러 가지 상징성과 종교적 의미가 덧붙이는 사이 소가 신성시 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지금도 소똥은 여러 가지 용도로 귀중하게 쓰이고 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종교적 상징성을 제외한다면 예전만큼 소를 신성시할 이유는 약해졌다. 먹지 못해 삐쩍 마른 거리의 소들을 보면 사실 신성시 한다기보다는 방치된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이 있거나 일을 하는 품종도 있지만, 길거리를 맴돌며 쓰레기를 뒤지는 소들은 관리가 필요한 법인데 개체수 관리는 물론, 위생과 질병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인도에서도 성별, 나이 등 제한 조건에 따라 엄격한 통제 아래 소를 도살한다. 14개주에서는 암소를 제외한 황소와 버팔로는 도살이 가능하다. 반면, 6개주에서는 모든 소에 대한 도살이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암소의 도살은 2개주에서만 가능한데 종교 의식의 희생 제물의 용도다.


평소 육식을 즐기던 사람이 인도에서 장기 체류할 경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음식 문제다. 닭고기나 양고기는 가능하지만, 소고기와 돼지고기(이슬람)는 섭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햄버거 같은 인스턴트 음식마저도 한때는 양고기 패티를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대부분은 닭고기다.) 그렇다고 인도에서 소고기를 전혀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육질은 다르지만 가끔 버팔로 고기를 맛볼 기회는 있다. 물론 인도 사람들이 드나드는 음식점은 아니다. 다만, 도살 등 처리 시설이 비위생적이고, 날씨가 더운 반면, 냉장 시설은 부족한 곳이니 섭취하게되더라도 주의는 필요하다.


#인도소 #인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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