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불살생(不殺生, ahimsa)에 대해, 쥐잡기 대소동

2019년 11월 26일 업데이트됨


인도인들은 살생(殺生)을 경계한다. 도마뱀과 더불어 살고, 발코니에 비둘기가 둥지를 틀면 쫓아내지 못한다. 필자도 단란한 비둘기 가족과 함께 동거했다. 식습관에서도 그런 모습은 드러난다. 닭이나 양고기는 잡아먹지만 부정(不淨)하다고 여기는 까닭에 채식을 즐기고 육식을 멀리한다. 소를 신성시한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육점이나 도살장도 있지만 그런 일은 주로 하층 계급이나 무슬림이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살생하지 않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살생을 경계해도 현대 사회에는 하나의 개념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범죄도 저지르고 최소한 마트에서 위해한 벌레나 쥐의 살충제와 덫을 판매하는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과연 실생활에 얼마나 불살생의 원칙이 지켜질 지 의문을 품곤 했다.

그러던 와중 큰 소동이 벌어졌다. 필자가 인도에서 생산 법인을 운영할 때의 일이다. 쥐가 공장의 생산품에 들어가 전선을 뜯고 오물을 남긴 것이다. 곧 납품을 해야하는 세제품인데 곤란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제품은 이미 그런 일을 예상하고 디자인 되었지만, 그럼에도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조그만 틈이 있어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다. 장치나 설비가 현장에 설치되면 문제는 더욱 심할 것이었다.

결국 디자인을 수정하고 관련 부품을 교체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동시에 전면적인 쥐잡기 캠페인을 벌일 수 밖에 없었다. 쥐덫을 사서 곳곳에 설치했다. 살펴보니 쥐는 건물 아래로 땅굴을 뚫고 들어왔다. 탕비실의 각설탕도 즐겨먹었다.시설을 수리를 하고 하루 이틀 지나니 쥐가 덫에 잡혀 들어왔다. 직원들에게 잘했다고 말하고 돌아서는데 또 며칠이 지나서 보니 눈 앞에 쥐가 재빠르게 지나가는 것이다. 그토록 쥐가 많은 걸까 했지만, 확인해보니 잡았는데 직원이 다시 놓아준 것이다. 한 직원이 죽이는 걸 결사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면 덫은 왜 놓은것인지 물으니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현실적으로 살생도 하지만 불살생도 맞는 인도의 모습이었다.


#종교 #살생 #불살생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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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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