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우리는 친구인가?

2019년 11월 26일 업데이트됨


최근 미국은 인도에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최근 (최대 주 우타르프라데시 포함) 주 의회 선거에서 집권당 BJP가 압승한 것에 대해 미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는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두 지도자의 통화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 이후 이미 세 번째일 만큼 양국은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에디터의 눈 : 친구는 공짜로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여러 분야에서 한국에 압박을 가하며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한 여러 평가 중 공통적인 점은 중국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목소리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곳이 인도다. 인도를 중국 시장의 잠재적 대안으로 바라보는 시각인데 비단 경제 관계 뿐 아니라 최근 미국과 인도의 관계가 좋아지고, 중국은 파키스탄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니 일면 모든 분야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 않나 해석 된다.


우선 인도가 주목받는 건 반갑다. 하지만 그런 주목도 다소 새삼스러운 면이 있다. 약 20년 전에도 ‘내일은 인도다.’라는 희망찬 구호를 내걸었다. 하지만 인도앓이는 철마다 돌아오는 유행성 감기처럼 너무 한 철에 끝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이 가깝고 편하다는 시각에서 인도보다 중국이라는 시각도 반복되어 왔다. 그 결과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진 지금에서야 우리는 여전히 과거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시각으로 인도를 바라보는 것이다.


인도로 가기 위해서는 중국의 대안으로 보는 시각 자체부터 버려야한다. 일찍이 한국에 있어 인도는 중국과 함께 양수겸장 해야 했을 곳이다. 다시 말해 전혀 별개로 차근차근 인도와의 관계를 구축해왔어야 했다. 특히 인도는 인내심을 가지고 깊이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쉽사리 단정해버리기 좋은 곳이다. 그런 선무당들의 지식이 인도에 정통한 지식인 마냥 난무하는 것이 현재 한국의 현실이다. 다시 인도가 주목받는 지금도 그런 겉핥기 식 단정으로 그친다면, 인도는 또 다시 한 철 앓이로 끝나버릴 것이다.


보잘 것 없게나마 얼마간 중국과 인도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필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중국과 인도를 국가의 형질로 비교하자면, 중국은 처음보다 뒤로 갈수록 더 어렵고, 인도는 처음부터 그냥 어렵다고 비유할 수도 있을 듯한 것이다. 다시 말해 애초 한국에게 쉬운 상대방은 없었다. 물론 문화적으로 괴리감이 큰 인도는 멀게 느껴지고 첫 발을 내딛기가 두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문화적 인접성보다 서로의 필요가 관계를 만드는 냉정함이 더 중요하다. 미국과 인도의 경우를 살펴보면 언뜻 양국의 지도자 모두 불도저 같은 성향으로 공통점이 많은 듯하지만 실상은 차이가 있다. 미국 사회 전반을 아우르지 못하고 갈등을 야기하는 지도자 트럼프와 강경한 노선의 개혁론자지만 경제 발전과 개혁을 모토로 전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인도 전체를 움직이는 지도자 모디는 차이가 있다. 모디도 미국의 입국 심사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에 가까운 농을 던지는 인도인들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중국이 파키스탄과 가까워지니, 중국과 파키스탄을 견제하는 인도와 미국이 마음이 맞는 것은 당연하다. 냉전 시대, 한때 인도는 러시아와 가까웠고, 미국이 파키스탄과 가까운 시절이 있었으니 국제 정세가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과 멀어지는 한국은 인도에 손을 내밀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인도가 우리와 손을 맞잡을 이유는 무엇이냐는 것이다. 정치 외교의 문제를 떠나 비즈니스의 문제를 보아도 그렇다. 인도는 갈수록 만만치 않은 곳이 되어간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만 인도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다. 인도가 우리에게 손을 내밀게 하려면 한국이 우위와 장점을 내세우며 인도에게 손을 내밀 것이 있어야한다. 인도를 개발되지 않은 가난한 국가로 바라보는 것은 오산이다. 인도는 대국이고, 인도인들도 대국의 관점에서 주변 국가를 바라본다. 인도 역시 얻을 것이 있어야 한국을 반길 것이다. 불편하지만 이런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보면 인도가 중국의 대안이라는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초라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인도에 대한 논의는 하나하나 알맹이가 있어야한다. 주어진 환경 자체가 어려운 곳이다. 하나의 중앙 정부가 강하게 견인해온 중국과 다른 면도 많다.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애썼던 이상으로 인도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인도로 간 이방인들은 본능적으로 간명하게 인도를 정리해내려고 애쓰게 되지만 그 누구든 그러한 정리를 서두를수록 인도의 일면만으로 속단하기가 쉽다. 동서를 막론한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이 전 분야에서 반복된다. 한국도 과거보다는 인도에 관해 아는 사람이 많고,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의 의견을 결집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혹 잃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유실을 통해 무엇을 얻을 때… 그때 우리도 인도라는 친구를 얻을 것이다.


#인도정치 #인도외교 #미국 #미국과인도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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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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