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발리우드 아닌 톨리우드, 바후발리 시리즈

7월 25 업데이트됨


링크 : <씨네21> 게재 기사

인도 영화는 발리우드만 잘나가는 게 아니다

*사진 : 영화 <바후발리> 중에서


톨리우드(Tollywood) 영화가 인도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웅장한 스케일의 역사물인 <바후발리 : 더 컨크루젼>이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바후발리>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전작인 <바후발리 : 더 비기닝(2015년)>이 이미 흥행 전설로기록된 데 이어 그 후속편 역시 전작을 능가하며 대장정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완결편을 즐기기 위해 전 편의 내용을 복기 하면 더 좋다. 영화는 가상의 왕국 마히쉬마티를 배경으로 한다. 도주 중에 갓난아기가겨우 생명을 부지하고, 평민의 품에서 성장한다. 시바라는 이름의 그 아이가 장성하여 특출 난 면모를 과시하고, 운명에 따라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그의 부친은 바로 위대한 전사이자 왕국의 황태자인 바후발리다. 왕국에 갇힌 어머니를 구하며 시바는 자신의 핏줄을 되찾지만, 아버지는 배신 당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듯 전편이 시바의 자각에 관한 이야기라면, 후편은바후발리가 왜 배신당해 죽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상하편의 전반에 걸쳐 바후발리라는 신화적 인물의 일대기를다루고, 그 와중에 벌어지는 후계자 경쟁, 왕국의 운명을 건 전쟁, 로맨스, 주변의 간계와 중상모략, 그리고 시바가 잃어버린 아버지의 왕국을 되찾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사진 : 영화 <바후발리> 중에서


흥행 성적이 보여주듯 걸작으로 기억될만한 영화다. 특히 돋보이는 건 두 장면이다. 하나는 전쟁이다. 신화적 인물을 다루며 외세와의 전쟁과 내전을 숱하게 묘사하는데, 컴퓨터 그래픽 등을 동원해 인도 영화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규모로 그려냈다. 다른하나는 사랑이다. 인도 영화에서 중요 장면과 감정 전환을 위해 춤과 노래를 은유적인 표현 수단으로 쓰는 일은 흔하다. 그러나 <바후발리>의 은유는 압권이다. 바후발리와 시바가 각각 운명의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장면의 묘사는 시적 섬세함마저 엿보인다. 흔히 인도 영화의 예술성은 지역 영화에서 뿌리를 찾는다. 톨리우드는 상업 영화에서도 그 예술성을 드러낸다. 이 장엄한 영화는 엄숙함 속에도 사랑을 이야기하고 적절하게 유머를 섞는 일을 잊지 않는다.


다음으로 주목할 건 톨리우드다. 톨리우드는 인도 동남부의 텔루구어로 제작된 지역 영화로 <바후발리>도 텔루구어와 타밀어로 제작되어 힌디어 등으로 더빙되었다. 언어에 따른 지역 영화의 구분은 인도 영화를 논할 때 염두 할 부분이다. 널리 알려진 발리우드만으로 인도 영화의 기풍을 요약 하기란 어렵다. 언어와 지역 전통을 따라 어디서 만들었는지에 따라 스타일 차이가 있다. 영화 산업의 질과 양적 발전 양상 또한 어느 곳만 국한해서 본다면 부족하다. 톨리우드도 생소한데 그 외 지역 영화까지 논하면 리스트는지나치게 길어지고, 이러한 면은 때로 인도 영화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기에 난감해지는 이유가 된다. 요컨대 그만큼 끝에 닿기 어려운 넓이와 깊이를 지녔다. 그런 의미에서 그간 ‘인도 영화는 곧 발리우드’하고 생각해온 인도 영화팬들에게 <바후발리>는 신선하다. 익숙한 배우들 외에 톨리우드의 주역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며, 인도 영화의 저력, 두툼한 질량을 느끼게된다. 발리우드만 잘나가는 게 아니다.

*사진 : 영화 <바후발리> 중에서


마지막으로 주목할 부분은 신화의 해석이다. 영화는 시작과 함께 자막을 띄운다. 신화를 모티브로 했지만, 인물과 이야기는 허구이며, 동물의 살생 장면도 컴퓨터 그래픽과 더미를 사용했다고 강조한 자막이다. 그런데 강조 할수록 그런 내용이 많다는 것을 실토한셈이다. 내용 자체는 순전히 허구다. 그러나 곳곳에서 신화와 역사로부터 모티브를 얻었다. 일단 바후발리는 자이나 교에서 언급되는 인물이다. 여기에 곳곳에 이야기와 인물을 비틀고 더했을 뿐 <마하바라타>가 연상된다. 왕좌의 게임이자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이야기 흐름이나 인물의 유사성이 많다. 등장 인물들의 이름도 낯이 익다. 혹자는 이 영화에 대해 신화의 세계관이 그리스 로마신화와 유사하다고 지적하는데, 그건 잘못된 관점이다. 신화의 유사성이라면 장대한 인도 신화 속에서 먼저 찾을 수 있다. 인도는누군가의 아류가 아닌 분명한 오리지널리티를 가졌고, 인류의 신화가 어느 정도 유사성을 띌 수 있어도 신화의 우열을 가릴 순 없다. 한편 이는 인도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인 동시에 반감도 살 수 있는 요소다. 인도의 종교 중에서도 자이나 교는 철저히 금욕을 추구하는데, 그 신화적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에서 잔인한 살생이 너무 많이 묘사된다. 그러므로 영화의 서두에 모두 허구임을 명시하는 것이다. 도둑이 제 발을 저리는 것이지만, 알고 보면 더욱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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