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튜브라이트> 과유불급의 영화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

7월 25 업데이트됨


링크 : <씨네21> 게재 기사

*사진 : 영화 <튜브라이트> 중에서

살만 칸의 영화로 주목 받은 <튜브라이트>가 6월 말 무슬림 축제 이드(EID)에 맞춰 개봉했다. 개봉 전 쏟아진 기대와 달리 영화는(살만 칸의 열혈 팬만 볼 것이라는 혹평 속에) 평단과 관객의 미지근한 반응을 얻으며 예상 외의 흥행 부진를 겪고 있다. 샤룩 칸의카메오 출연으로 좀처럼 보기 드문 칸(제왕)들의 투샷까지 보여준 영화가 기대 이하라니 의외다. 영화를 보고 나면 더욱 의아해진다. 시나리오의 허점이 있고 산만하다는 지적은 받지만, 일단 알레한드로 몬테베르드 감독의 <리틀 보이>에서 영감을 받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했고, 최근 승승장부하던 살만 칸의 네임 벨류로 볼 때 쉬이 납득하기 어려운 성적표다. 게다가 고인이 된 옴 푸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기도 한데, 이름값에 걸맞는 살만 칸의 안정된 연기, 시선을 사로잡는 샤룩 칸의 카메오 출연, 명불허전 옴 푸리의 열연까지 시종일관 하드 캐리하는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해 설령 아쉬운부분이 있어도 상쇄할만한 힘이 있는 영화다. 그런데 대체 <튜브라이트>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영화는 1962년 인-중 전쟁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어린 시절 놀림받던 우둔한 형 락슈만(살만 칸)과 그를 보살피던 사려깊은 동생 바라트는 돈독한 우애 속에 성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평화로운 삶은 인-중 전쟁의 발발로 변화한다. 둘은 애국심에 군대에 자원하지만 바라트 만이 입대하게 되고, 이때부터 락슈만은 전쟁터로 간 동생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런 와중 중국계 인도인 모자가 마을에 정착한다. 인도가 중국과 첨예한 갈등에 이른 시기에 주민들은 그들을 멀리하지만 락슈만은 친구가 된다. 한편 전황은 여의치 못하다. 역사적 사실대로 당시 남 아시아의 패권을 두고 자중을 겨루던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으로 발발한인-중 전쟁에서 인도는 중국의 파상공세에 패퇴한다. 분전 하던 바라트도 중공군에 포로로 잡힌다. 마을에서는 누군가 형제, 아들이전쟁터에서 죽어가는 가운데 갈등이 팽배해 지고 생김새가 다른 모자는 일부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동생의 생사를 알 수 없는 건 락슈만도 마찬가지지만 그는 친구를 감싸고 보호한다. 그의 동생은 돌아올까? 시대의 아픔 속에 그들은 증오를 털어내고 화해할 수 있을까? 영화의 장면 중엔 모자를 위협하는 주민들 앞에 버티고 선 락슈만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는 누가 인도인이고누가 인도인이 아니냐 인도땅에 뿌리를 내린다면 생김새가 달라도 모두 인도인이란 이야기를 한다. 다름 아닌 인도는 인간 세계의용광로와 같은 다양성의 나라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메시지다.

*사진 : 영화 <튜브라이트> 중에서


평가가 박한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담은 탓이다. 형제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반전을 넘어 인종적 화합까지 한데 담으니 비약이다. 형제가 어린 시절 마하트라 간디를 만나는 장면도 묘사된다. 인도는 다양한 인종이 공존해 분쟁과 갈등이 잦으니 다룰 만하다. 그러나결과적으로는 형제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영화는 무리없는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다. 관객의 심리를 헤아리지 못한 까닭도 크다. 일단 이 전쟁은 패한 전쟁이다. 지리상 인도의 우세를 점 쳤으나, 산맥에 가로막혀 보급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중공군에게 압도되었다. 인도의 입장에선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다. 지금도 국경이 맞닿아 애증의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인데 직시해야할 역사라도 뼈아프다. 관객들은 희열을 느끼고 싶고, 패배 보다는 승리의 기쁨에서 오는 감동을 원할 수 있다. 더욱이 동생의 이름까지 바라트다. 바라트는 인도인들이 부르는 인도의 또 다른 이름이다. 바라타라는 전설적 황제에서 유래한 만큼 인도의 자부심을담고 있다. 포로의 이름으로는 자존심 상한다. <카쉬미르의 소녀>를 통해 분쟁에 관한 소재로 큰 성공을 거둔 살만 칸이지만 과열된 튜브라이트(형광등)에 손을 댄 듯한 무리수다. 여기에 유머까지 과도하다. 진지하게 감동할만한 장면에도 공감을 못한 관객들이웃음을 터뜨린다.


어쩌면 앞으로 자주 보게 될 모습이지만, 중국 여배우가 상대역으로 출연한 것도 특이점이다. 인도 배우들 속에 무척 이색적이다. 다만 어색한 인도어나 배우간의 호흡이 아쉬움도 남기는데, 분명 인도 관객들에게 아직 익숙한 히로인의 모습이나 조합은 아니다. 한편 샤룩 칸은 그 등장만으로 눈이 휘둥그레지고 일순간 모두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흥미로운 부분이다. 다만 의도는 뻔한데 극중에 완전히 녹은 배역은 아니라 너무 속보이는 결과를 얻었다. 사실 팬들의 입장에서는 비교의 대상이고 경쟁 관계라 상부상조의 효과가 있는지는 두고봐야할 듯하다.


모든 비난에도 불구하고 <튜브라이트>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다. 어쩌면 인도 보다는 해외 관객에게 좀 더 매력적인 영화가아닐까 싶다. 전세계에서 흥행한 영화가 인도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 듯 자국 팬들은 실망 해도 세계에서 통할 만한 인도 영화는있다. 이제까지 잘 언급되지 못한 패배의 역사를 다룬 시대극으로 다양성을 품은 인도의 화합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제기하는 영화고, 옴 푸리의 마지막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의미있다. 누군가는 이 영화는 실패를 언급하기 전에 좀 더 지켜보라고 한다.

#인도영화 #중국 #살만칸 #발리우드 #과유불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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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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