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부산행>과 인도행의 과제

7월 25 업데이트됨


*사진 : <부산행> 중에서


지난 21회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는 두 편의 발리우드 영화가 소개된 바 있다. 샤룩 칸의 <팬>과 살만 칸의 <술탄>이었는데, 두 영화 모두 인도 최대 제작사인 야쉬 라즈 필름(YRF)에서 올해 개봉한 작품이다.

<술탄>은 올 한해 최대 흥행작으로 등극했고, 다소 부침이 있었던 <팬> 역시 샤룩 칸이란 이름 만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한국에 인도 영화가 소개되는 건 반갑지만, 한국 영화가 인도에 소개되는 것은 더욱 뿌듯한 일이다.


지난 10월 21일 <부산행>이 개봉되었다. 흥행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겠으나, 치열한 인도 영화 시장에서 한국의 흥행작을 만난다는 건 흥미진진하다. 인도의 유력 일간지인 힌두스탄 타임즈(10월 23일자)는 좀비물이자 재난 블록버스터이지만 칸느의 주목을 받은 점과 더불어 B급 영화 소재마저도 이처럼 예술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건 한국 영화 뿐이라며 5점 중 4.5점을 부여했다.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긍정적인 신호가 많이 감지되지만, 몇 가지 감안할 부분은 있다. 좀비 등 공포물은 아직 인도에서 비주류 장르이고, 상영 언어도 영어며 상영관 확보와 상영 시간대도 제한적이다. 물론 이는 대부분의 외화들과 비슷한 여건으로 할리우드 역시 힌디어를 지원하지 않고,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른 아침과 늦은 밤 시간대에 상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외화나 비주류 장르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화에 목마른 관객층에게 어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부산행>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한편 외화의 흥행 여부는 개봉 시기 어떤 인도 영화와 경쟁하느냐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먼저 9월 개봉작으로 아미타브 바찬의 <핑크>는 여성 인권의 사각 지대인 인도에서 여성에 대한 시각을 날카롭게 꼬집어 사회성 있는 드라마다. 또한 지난 9월 말 개봉해 흥행 수익 13억 루피를 기록하고 있는 <M.S. 도니 :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는 <술탄>, <정글북>에 이은 흥행 3위에 랭크되었다. 크리켓 영웅 마헨드라 싱 도니에 관한 이야기로 최근 인도에서 가장 주목받은 영화다. 인도 크리켓 대표팀 주장으로 월드컵에서 우승으로 이끈 그의 인생을 다루고 있는데, 평범한 집안에서 자라 인도인이 영웅이 되는 그의 뒷 이야기를 전해준다. 세 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에 스타 배우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지만, 크리켓의 광적인 팬인 인도인들에게 크리켓 영웅은 그 어떤 스타보다도 영향력이 있었고, 현지 관객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인도의 명절 디왈리 축제가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어진다. 연휴 기간 동안 개봉되는 작품들의 귀추도 주목된다.


세계 2위의 영화 시장이자 문화 컨텐츠 수출 및 한류 시장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부산행>의 인도 진출이 눈길을 끌지만, 거기엔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먼저 아래와 같은 부분이 인도로 향한 외화들이 직면하는 문제다.


1.상영관 확보, 상영시간 등 시장 환경적 제약

현지 파트너, 배급사의 능력 등등의 문제도 있고, 인도 축제 명절 등 처럼 호기에는 자국 영화가 몰리고, 한 해 천 편 가까운 영화가 나오는 인도에서 자리 잡기는 그만큼 어렵다. (외화의 경우 조조 혹은 밤 늦은 시간대에 상영되는 경우가 있는데, 인도에선 실질적으로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기 어려운 시간대다)


2.너무 다양한 언어

할리우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인도는 지역별 영화권이 센 곳이다. 아무래도 영어 더빙 버전 만으로 한계는 있다.


3.문화적 공감대 부족

외화의 경우 다양한 장르, 신선한 소재를 찾는 젊은층에게 어필하지만, 보수적인 대부분의 가족 관객에게 어필하기 어려운 외화들도 많다. 하지만 혹자는 문화적 차이를 가장 큰 이유로 해석하는데, 사실 인도 관객들도 일부 민감한 소재가 아니라면 받아들일 소화력은 있다. 더욱이 인도 영화들도 매번 한국에 소개되는 작품들처럼 별난 것만은 아니다. 인도 영화 역시 최근 다양한 장르를 추구하고, 젊은 관객층도 항상 새로운 영화의 맛을 느끼고 싶어한다. 앞서 소개한 <핑크>만 해도 저예산 영화지만 큰 성공을 거뒀는데, 인도 영화하면 가졌던 고정 관념을 깰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에선 인도의 여성 문제에 대해 엿볼 수 있다.


대중 영화에 막대한 영향력과 자본력을 지닌 할리우드 역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다른 시장에서는 크게 흥행하는 영화도 인도에서는 만족할 만한 흥행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인도는 여전히 자국 영화가 극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올해 인도 발리우드 최고 흥행작의 흥행 수익이 30억 루피(우리 돈 약 600억)를 웃돌았다면, 인도에 수입된 외화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정글북>의 수준이 18억 루피 수준이다. 크고 넓은 곳에 기회가 있는 법이지만, 실질적인 기회를 잡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인도 시장에 대해 보다 깊게 이해하고, 미래를 보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효율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인도영화 #인도한국문화 #발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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