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대국의 거짓말 ②] 친구의 적(敵)도 사랑했네

2019년 11월 26일 업데이트됨


*사진 : 로이터 = 연합뉴스그래픽

최근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은 그 추이가 관심을 끈다. 경제 논리가 곧 정치 논리, 정치적 이해관계가 경제 협력 관계로 이어지는 오늘날, 이해 관계국에 대한 양국의 대처법은 장기에서 ‘말’을 어떻게 두는지 상대의 수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물론 중국의 대처법은 우리가 몸소 겪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대처법도 볼 수 있다. 중국은 물론, 인도 또한 고도의 셈법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 식민지 시대에 임의로 그려진 국경은 향후 분쟁의 씨앗이 되었다. 독립 이후 비옥하고 아름다운 카슈미르를 사이에 두고 이어지고 있는 파키스탄과의 국경 분쟁은 물론, 중국과도 긴장 관계가 유지되어 왔다. 1949년 외교 관계를 수립한 양국은 중국의 티베트 합병에 이어 달라이 라마의 인도 망명이 성사되자 갈등이 고조되다가 1962년 결국 인-중 전쟁이 발발한 이후 양국의 관계는 냉각기를 거쳤다. 인구 13억 대국의 맞대결이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위험천만하게 보일 수 있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과 관련해 일촉즉발의 화약고로 묘사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의 관계는 조금 다르다. 파키스탄은 인도에게 종교와 분리 독립에 얽힌 숙적 관계라면, 인도에게 중국, 중국에게 인도는 서로 공생과 협력을 취해야할 관계다. 큰 그림에서 미국, 유럽 연합에 대항하며 아시아의 중심에서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파워다. 때로 다투어도 큰 틀에선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서로 잃는 게임이다. 앞날의 일을 예단하긴 어려우나 지금의 현실로는 1962년 전쟁이 재현되긴 어렵다. 단순히 경제 관계에 있어 작은 예를 들어도 그러하다. 중국 역시 인도 시장에서 기대하는 부분이 많다. 내수에선 막 두 발로 일어섰지만 세계에선 아직 인정받지 못한 산업 부문의 레퍼런스 시장으로 인도를 탐내지 않을 리 없다.

혼자는 아직 힘이 조금 약하고, 함께는 충분히 강하기에 윈-윈을 그려볼 만한 관계인데, 중국이 제창하는 일대일로의 구상은 단순한 경제 벨트의 형성 뿐 아니라, 장기적인 그런 한축의 파워를 구축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중국의 이상이나 야망이다. 중국의 현재는 고도성장에 이어 외연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지 않으면 내부의 곪아온 상처가 터질 수 있으니 그들의 입장에선 당연한 방향성이라 하겠다.

일대일로의 회원국에는 한국은 물론 인도도 포함되어 있는데, 물론 인도의 이상과 야망은 또 중국의 그것과는 또 다르다. 인도는 주변국인 파키스탄, 중국과의 대립하며 러시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지금은 미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정치적으로 파키스탄과 중국을 견제함은 물론, 미국과는 IT 분야의 아웃소싱, 인력 수출, 대 인도 투자 진출 등 경제적 분야에서 우호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러시아의 무기도 쓰면서 미국과 합동 훈련을 하며 중국을 견제한다. 흔히 인도는 네루 수상이 사실상 확립한 외교 정책을 이어왔다고 하는데, (군사적으로) 비동맹 외교를 통한 이상적인 평화 공존은 사실상 다자간 동맹이나 다름없다. 그러한 정책에 관해 네루와 그의 후손인 간디家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어쨌든 그것이 인도의 일관된 방향성이다.

인도와 중국은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 대사급 관계가 재개 되며 양국 간의 우호 관계를 타진하게 된다. 냉전 시대를 거쳐 탈 냉전기가 되자 인도는 중국과의 정치적 긴장 관계를 떠나 중국의 고도성장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왜 중국처럼 못할까?”는 이미 그들 스스로 지속해서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중국이나 다른 성장 사례(한국을 포함)를 고찰하며 장점과 실리를 취하려 한다. 특히 중국과는 경제 분야에서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 서로가 협력과 경쟁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청사진을 그린다. 두 나라 인구의 합이 25억을 넘어선 지금, 서로 밀고 당기며 상대의 패를 살피고 있는 셈이다.


*사진 : 중앙일보 - 조인스


현실적으로는 한 손은 화해와 협력의 악수를 내미는 한편, 다른 한 손으로는 선을 긋는 것이다. 가령 중국은 적극적인 경제 협력을 이야기하며 손을 내미는 한편, 인도에선 테러리스트로 분류한 인물을 옹호하며 은근히 파키스탄과도 어깨동무한다. 이제 잘해보자 했다가 이번에는 인도도 미국과 친하게 지내자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그러자 중국의 인도와 인접한 부탄과의 국경에 도로를 건설하며 현재의 갈등에 이른 것이다. 분쟁은 과거에도 지속되어 왔다. 이번에는 도로 확장을 막아서고 중국이 인도로 직통하는 길을 유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습은 앞으로도 지속될 협력 관계 속 힘겨루기일 가능성이 크다. 적의 적은 친구라거나, 옛 유행가 가사처럼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다는 얘기를 떠나 이해관계가 맞으면 친구의 적도 사랑할 수 있다. 여기서 이해관계가 맞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인도는 모두와 이성적인 기브 앤 테이크(Give & Take)다. 과연 세상 모두를 힌두이즘(힌두교) 속에 포용할 수 있는 곳답지 않은가?


#인도 #중국 #분쟁 #정치 #카슈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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