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 에디터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제 점수는요...

#영화 #내인생마지막변화구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아버지 #만세 #에이미 #아담스


음, 각 잡고 앉아 일하려는데 이런 메일을 받았습니다.



마침 며칠 전에 다시 한번 보았는데, 좋아하는 영화라 100점만 주긴 아까워서 블로그를 씁니다.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늙고 싶고, 에이미 아담스는 사랑스럽고,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그냥 저스틴 팀버레이크였죠. 연기자로 & 싱크 한 팀버레이크는 원래 가벼운 남자 역할에 잘 어울리는데...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에서는 은근 괜찮은 역할이라 좀 아쉬웠습니다. 어쨌거나 사실 이번에 전 어쩐 일인지 문득 에이미 아담스 누님이 보고 싶어서 다시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팀버레이크가 거기서 왜 나와... 추근대니 괜히 곱게 넘어갈 리 없습니다.^^


영화는 제목부터 스포츠 드라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인생의 여유롭고 따스한 황혼이 듬뿍 느껴지는 가족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최고의 야구 스카우터지만 이젠 늙어서 능력까지 의심받는 노인(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이야기를 다루죠. 구 회 말, 투 아웃.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스카우트 여행에 언제부턴가 소원해진 딸(에이미 아담스)과 함께 하며, 노병은 인생 마지막 변화구를 던지려 합니다. 그리고 제 관건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백발이 될 때까지 과연 모발이 성하겠냐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 영화를 보면 야구를 다룬 또 하나의 스포츠 드라마 <머니볼>도 생각납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데이터 야구를 통해 저예산 고효율의 팀을 만들어내는 프런트 야구의 성공기를 다루었죠. 물론 성공이라고 해도 월드 시리즈하고는 여전히 거리가 머니, 실제로는 절반의 성공, 영화도 열린 결말이었습니다. 빌리 빈 역할을 브래드 피트가 맡았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 브래드 피트. 이거 어지간히 멋져야 야구판에 끼는 건가 싶으면서, 야구라는 스포츠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와 완전 대조적이라 재밌습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vs. <머니볼>

<머니볼>이 요즘 야구라면,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올드스쿨입니다.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건 뭐든 계속 진화하기 마련이고,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죠. 데이터 분석이 대세고, VAR과 컴퓨터 심판이 미래라면, 야구도 그렇게 변해야겠죠. 대개 다른 것들도 그렇습니다. 필름 사진의 느낌이 아무리 좋아도 디지털 시대에 필름을 계속 고집하기 어렵듯, 소설보다 웹툰, 종이책이나 잡지보다 전자책, 책보다 인터넷과 동영상이듯, 대세라면 그걸 막을 순 없습니다. 누구나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데 뭐, 사진관도 없어져야죠. 어쩌겠습니까, 대수로운 일도 아닙니다. 조금도 바꾸지 않으려 고집을 부리거나 단번에 바꾸라면 어렵지만, 사실 변화는 하루하루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보면 또 어느덧 우린 새로운 룰에 적응해 있겠죠. 한 백 년 뒤엔 투수가 팔에 보조 기구를 달고 100세까지 공을 던질지도 모르지만, 그게 그 시대의 당연한 룰이라면 룰인 거죠.



분석 야구가 핫하듯, 영화적으로도 <머니볼>이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보다 좀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 너무 핫하고 혼란한 스토브리그를 보낸 팀을 소재로 한 - <스토브리그>란 드라마가 인기몰이했죠. 반면 옛 방식을 고수하는 올드 스쿨 야구 스카우터의 이야기인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자못 낡아 보인다는 느낌, 들 수 있습니다. 야구에 대한 깊은 이야기는 없다며 스포츠 영화보다 가족 영화에 더 가깝다는 평도 듣습니다. 다만, 여전히 이렇게 글을 쓰며 인생의 몇십 구 째 변화구만 던지고 있는 제 경우,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같은 올드스쿨다운 이야기도 몹시 마음에 듭니다. 갑자기 <꿈의 구장>도 보고 싶어지네요.


한 이삼십 년 뒤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지금의 분석 야구가 퇴물이라며 낡았다는 소릴 들을지도 모르잖아요?

각자 생각은 다르겠지만, 야구도 마냥 바뀌진 않았으면.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