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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로빈슨, 채플린 거장의 생애와 예술



언제나 마음속에 살아있는 진실을 믿고 따라야한다. 본질적으로 이기적이 되어야한다. 그것이 그의 예술에 필수적인데, 왜냐하면 그의 예술이 곧 그의 진정한 행복이기 때문이다. - 채플린 거장의 생애와 예술 중에서

존경받는 영화비평가이자 역사가 데이비드 로빈슨의 이 도서는 찰리 채플린에 관한 기념비적인 전기로 가장 객관적이고 믿을 수 있는 저서다. 그 내용이 매우 세세하고 기록적인 까닭에 자칫 읽다가 잠이 들면 두터운 책 귀퉁이에 코가 깨질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이미 채플린 본인이 정리한 「나의 자서전」을 읽고, 못내 아쉬운 마음에 이 책에 손을 뻗는다면 완독에 이르기까지 간혹 중도 포기하고픈 마음도 생길 지 모른다. 

그럼에도 자서전과 더불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이 전기가 아무리 길고 지루해도 결코 또 다른 양서를 접할 기회 비용을 낭비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서전 즉 채플린 자신의 기록을 읽었기에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겠다는 각오 또한 다지게 된다.

대개의 경우 제아무리 심오한 인생을 살다간 인물도 전기와 자서전 어느 하나를 보면 어느 정도 만족하기 마련이다. 이미 하나를 읽었다면, 다른 하나는 생애의 큰 흐름을 답습하는 셈이니 재차 읽어나가기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채플린의 경우는 예외로 두어야할 것이다. 지루해도 전기와 자서전 모두를 읽어야만 비로소 채플린이란 인물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핵심적인 이유는 그의 자서전이 (알려진 바와 같이 나름의 드라마틱하고 훌륭한 회고를 품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세인의 궁금증을 자극해온 그의 영화 작업 방식, 주변 인물과의 관계, 공사를 포함한 음지의 개인 인생사를 충분히 담아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예술가의 환상을 깨지 않거나 치부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이 위대한 광대의 의도일지 몰라도 결국 그를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서전과 전기 둘 모두를 나란히 두고 바라보게 만든다. 그것은 자연히 한 인간으로서 채플린의 모습, 그 알려지지 면모를 모두 알 수 있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그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죽음 이후까지 하나의 희비극을 연상하게 만든 그였다. 필자는 그가 떠난 이듬해 태어났다. 그로부터 다시 40년이 흘렀지만, 그가 남긴 걸작들을 꺼내보며 미소 짓는다.

데이비드 로빈슨 지음 | 한기찬 옮김 | 한길아트 | 2002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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