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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아 나 잡아봐라

곤 사토시, <퍼펙트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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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블루>, 40대 중반의 나이로 아까운 생을 마친 곤 사토시의 문제작입니다. 그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지만,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 시대를 풍미한 발군의 작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재능을 인정받은 인물이죠.

곤 사토시에 대해서는 단편 애니 <오하요>를 보니 대번에 느낌이 왔습니다.





작가는 현실과 환상을 정신없이 오가는 신, 항상 달리는 캐릭터로도 유명합니다. 당장 그의 작품을 찾아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을 듯했죠. “좀 일찍 좀 봐 둘 걸...” 봐도 봐도 볼 만한 게 많은 세상입니다. 그렇게 <퍼펙트 블루>의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퍼펙트 블루>에서 주목할 건 예사롭지 않은 ‘반전’ 플레이입니다. 97년  품인데 가히 충격을 줄 만한 반전에 반전이 이어졌습니다. 당시에도 세상은 이미 반전과 반전이 거듭되는 세상이었으니...  어설픈 반전 하나 가지고는 ‘반전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지금 반전 걸레가 되어버린 저에게도 “오~”하며 혀를 내두르게 만듭니다. 이미 고인이 된 작가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 대체 어디까지 갈 거야?”





90년대 작품에서 신선한(?) 자극을 얻었습니다. 다만 반전의 늪이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을 듯합니다. 반전이란 거듭될수록 출구 전략이 궁색해지죠. 또한 반전에는 결국 답이 있고, 그 반전이 발각되면 어지간 해선  최초의 감흥을 유지시키긴 어렵습니다. 이미 끝을 봤기 때문이고, 또한 반전을 위한 암시도 이미 주어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잘 보았지만 계속 간직하기보다는 일회성 느낌표로 끝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퍼펙트 블루>는 어떨까요? 역시 반전엔 약간의 정보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내용을 논하는 건 삼가야겠습니다. 다만, 아직도 이 작품을 보지 못했다면 꼭 봐야 한다고 권합니다. 낡은 듯해도 이 반전극은 최후의 의표를 날리기 위해 무던히 꾀를 부린 수작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볼 만할 것입니다.

게다가 그 속에 담은 사회적 메시지가 여전히 시의성을 가지는 점도 돋보입니다. 이십 년 전 일본의 자화상을 그린 애니메이션이지만, 현재에 대입해도 크게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내용입니다. 잠깐의 관심과 인기라도 얻을 수 있다면 일회성일지라도 작가의 혼을 파는 시대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작품은 그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새삼 작품의 생명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역시 진정한 건 시대를 거슬러 계속 살아남을 작품 아닐까요? 물론 원한다고 다 그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죠. 곤 사토시는 해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한 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퍼펙트 블루>를 보고 곧이어 곤 사토시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천년여우>까지 보았습니다.

작품의 색은 좀 어둡습니다. 그 점은 취향에 따라 달리 받아들일 순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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