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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 거미 인간 대 인도

#발리우드 #텔루구어 #수르야반시 #푸쉬파 #83 #씨네21 #거미인간


<씨네21>을 통해 전한 연말연시 극장가 소식입니다.

오랜만에 상업 영화의 흥행작이 나왔다는 면에서 인도 극장가는 훈훈한 연말을 보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발리우드를 압박한 텔루구 지역 영화 <푸쉬파: 더 라이즈>



[델리] 자국 영화 선호하던 경향에서 벗어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흥행 고공 행진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99481


한편, 한국 국내의 경우 (이웃나라들과 달리) 인도 영화의 상영은 요원해 보이지만, 그래도 적은 대로 OTT를 통해 예전보다는 수월하게 접하는 편입니다. 넷플릭스 외에 왓챠에서도 이런저런 인도 영화가 보이네요.

인도에선 발리우드 등 주류 상업 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려 상영할 곳을 잃은, 하지만 준수한 작품성의 영화들이 OTT로 우회해서 활로를 찾는 경향도 보입니다.

물론 아직은 '거기서 올린 김에 우리도 볼 수 있게 되더라'라는 느낌은 강하지만 말입니다.


아마 한국도 좀 더 우리 각자의 다양하고 디테일한 취향을 존중하고, 거기서 마니악 한 시장이 형성되어야 인도 영화뿐 아닌 세상의 좋은 영화를 극장에서 바로 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직 우리 사회는 다른 문화를 포용하고 거침없이 향유하기보다는 우리 문화가 널리 세상에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요즘 해외에선 발리우드도 꽤 신박하죠?

발리우드의 뮤지컬적 영화가 (정작 자국의 젊은 관객층은 더 다양한 걸 바랄 수 있지만) 해외에서 유행하며 밈을 형성하는 경우도 곧잘 목격하게 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흑인 무슬림이나 호주의 백인 청년들이 인도 영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죠.

아무튼 저는 언제나처럼 하던 일 계속하기로 하고, 아래부터 <씨네21> 원고의 원문 아카이브입니다.


발리우드 스포츠 실화 드라마 <'83>



<거미 인간 대 인도>

연말 인도 극장가엔 오랜만에 훈풍이 불었다. 비록 살만 칸의 액션 스릴러 <안팀:더 파이널 트루스>는 기대치를 밑돌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수르야반시>에 이어 1983년 인도 크리켓 월드컵 대표팀의 신화적 승리를 스크린에 재현한 란비르 싱의 스포츠 드라마 <’83>이 순항하며 마침내 길었던 흥행의 갈증을 풀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극장가를 더욱 뜨겁게 달군 복병이 있었으니, 바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이다. 급기야 발리우드 넘버원인 <수르야반시>의 기록을 능가하는 흥행 성적을 거뒀는데,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례적으로 외화가 ‘올해의 인기상’을 거머쥔 셈이다. 제아무리 기라성 같은 할리우드 대작도 이와 같은 성공을 보장받지 못하는 곳에서 이 거미 인간 시리즈만큼은 이미 여러 차례 입지전적인 성공을 거둬왔고, 이번에도 외화의 대표주자다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만하다. <어벤져스:엔드 게임> 이후 최대 규모의 상영관을 확보하며 대대적으로 개봉한 것이 특히 인상적인데, 전통적으로 자국 영화가 프라임 타임의 스크린을 독식하던 것을 감안하면 조금은 달라진 현지 관객의 입맛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발리우드는 기본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발리우드의 지금을 있게 한 흥행 요소, 다시 말해 특유의 액션, 코미디, 로맨스 등을 춤과 노래로 버무린 영화들을 위드 코로나 극장가의 선봉에 내세웠다. 나름의 계산대로 좀 식상하더라도 원초적인 한 방이 관객에게 확실히 통한다는 것을 <수르야반시>가 입증했다. 긴 기다림 끝에 뻔한 흥행 공식의 답습이란 면에선 아쉬움을 느낄 수 있으나 다시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한 숨 고르기로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이는 발리우드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남인도(텔루구어) 액션 영화 <푸쉬파:더 라이즈>도 텔루구어 외에 말라야람어, 타밀어, 칸나다어, 힌디어 더빙판 또한 개봉하며 <스파이더맨>과 정면 승부하는 상황 속 적은 홍보에도 준수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심지어 흥행에서 <’83>을 능가하는 기세를 보이며 지역 영화가 주류 영화를 압박하는 현상을 보여주는데, 이 영화만의 다른 점이라면 더욱 진한 지역 영화만의 스웩에 주목할 만하다. 엄청난 스케일의 외화와 확실한 색깔을 가진 지역 영화 사이 자칫 애매해질 수 있는 발리우드의 향후 과제 또한 확인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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