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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 축하해 주세요

#씨네21 #인도영화 #발리우드 #바다이도 #강구바이카티아와디


지난 인도 영화 소식입니다.

씨네21에 게재된 기사의 링크(사진 클릭)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99815


지나가다가 한 번씩 클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쪼록 간간이 원고를 보내고 게재하는 속도보다 현지의 유행이란 조금 빠를 수밖에 없으므로

지금 현재 인도 극장가의 흥행작이라면 <더 카슈미르 파일> 등의 영화를 새롭게 들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따라서 정리하고 공유한다는 점에서 너그럽게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아래 원고에서 상단은 게재된 부분이고, 하단은 추가로 작성했던 공개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원고는 가급적 넉넉하게 작성하는 편인데, 이 또한 아카이브 차원에서 올립니다.




발리우드는 대표 흥행 감독 산제이 릴라 반살리의 신작 <강구바이 카티아와디>가 순항 중이다. 인도 북서부 해안 카티아와르의 유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발리우드 배우를 꿈꾸던 십 대 소녀 강가가 거짓된 사랑의 속삭임에 뭄바이로 도주했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고 기구한 삶을 살게 되지만, 훗날 입지전적인 인물로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전기 형태의 범죄 드라마로 감독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향한 송가에 가까운 이 영화는 알리야 바트의 군더더기 없는 연기를 내세워 산제이 릴라 표 영화 특유의 섬세한 감정 선을 재현해냈다. 긴 세월 그의 작품을 믿고 보며 고대해온 팬들에게 선물 같은 영화다. 아쉽다면 그것이 전부. 그밖에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는 평인데, 이보다 앞서 개봉한 <바다이 도>는 조금 특별한 영화다.




각자 동성에게 이끌리는 남녀가 주위에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숨기려 위장 결혼을 한다는 코미디 드라마다. 이른바 퀴어 영화가 박스오피스에 등장한 점이 눈에 띄는데, 비록 가벼운 터치에 그칠지라도 민감한 소재의 한계를 유머로 넘어섰고, 다소 천편일률적인 요즘 상업 영화에 신선함을 더하며 호평을 얻었다. 다만 흥행 면에서는 벽을 실감했다. 다시 말해 대중의 축복을 받을 순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제목 ‘바다이 도’의 뜻은 다름 아닌 축하한다는 의미다. 한편, 정말 축하받을 수 없는 영화는 따로 있었다. 간디 암살을 다룬 단편 영화<왜 나는 간디를 죽였는가>의 개봉이 금지된 것이다. 인도 독립 당시 사회적 통합을 강조한 간디는 극우파 단원에게 암살당했고, 영화는 암살범 나투람 고드세가 법정에서 그 이유를 밝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꼭 74년 되는 날 온라인 개봉을 계획했지만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도마 위에 올랐고, 거센 반발과 대립 속에 영화는 스스로 짊어지려던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 시대에 따라 역사적 인물에 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순 있으나 간디는 간디다. 암살범 역을 맡은 배우 겸 현역 정치가 아몰 콜헤는 ‘왜 나는 그 역을 맡았는가’부터 설명해야 했다.






한편 최근 발리우드에서도 악플(트롤링)이 화두다. 가령 알리야 바트의 경우 영화계 금수저 집안 출신의 스타로 과거 수샨트 싱 라즈풋의 죽음과 함께 대두된 족벌주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이번 신작 <강구바이 카티아와디>의 개봉을 앞두고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활동을 벌이자 자기 영화 홍보 등 필요할 때만 이슈를 쫓는 인상을 준다며 비난을 받았다. 이 밖에 스타 배우들의 사소한 언행, 심지어 옷차림까지 악플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향후 인도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만하다.


반면, 여전히 미움보다 애정으로 서로 호응하는 모습 또한 최근 인도 영화계의 소식을 통해 목격할 수 있었다. 다름 아니라 인도 영화 음악의 대명사 라타 망게쉬카르의 별세 소식(향년 92세)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끝없는 애도의 물결을 이어갔던 것인데, 곧이어 인도 영화에 디스코 음악을 접목한 ‘디스코 킹’ 바피 라히리가 사망했다는 비보도 이어지며 안타까움을 주었다. 비록 누군가의 죽음, 상실의 아픔이 비로소 서로 간의 사랑,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그들의 음악을 추억하며 다시 듣는 것은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인도 영화의 아름다운 시간을 돌이켜보는 일과 같았다. 마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같은 인도 영화와 음악과의 밀접한 관계 또한 새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때때로 불거질 냉소와 비판은 불가피하더라도 그 또한 애틋한 관심에 뿌리를 두기에 차디찬 증오마저 춤과 노래로 표현하고는 했던 발리우드의 해피 에너지를 넘어서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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