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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한 줄 평, 모르는 사람 전화 좀 받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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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구지방검찰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생년월일이 언제고 딸기형 아니냐고 이름을 확인하더니, 범죄인 참고 조사를 위해 연락했다고, 혹시 김모씨란 사람을 아냐고 묻더라고요.

난 그런 사람 모른다고 답하는 사이 그냥 전화를 끊어버리지 뭐예요. 너무 시큰둥하게 답했던 걸까요?

바로 끊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로만 듣던 보이스피싱을 경험할 기회잖아요!

그런데 그때 마침 전 더 스릴 넘치는 영화를 보고 있던 참이었고, 결과적으로 그만 보이스 피싱마저도 김빠지게 만들고 말았던 것입니다.

아무튼 그게 바로 영화 <콜>에 관한 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콜>의 이야기 또한 보이스피싱처럼 의문스러운 전화를 받게 되며 전개되죠.

전화를 통해 과거의 존재와 소통한다? 어쩐지 머릿속에 <시그널>부터 떠올렸습니다. <시그널>이 그만큼 훌륭했죠. 사람 냄새나는 스릴러였습니다. 어쩌면 잔인한 범죄 스릴러물이 범람하는 요즘, 낭만과 절충한 것이 좋았던 것일지 모릅니다.

그에 비하면 <콜>은 낭만끼 없는 스릴러물입니다.



처음엔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개인적 의견일 뿐이지만 현재와 과거의 매개체가 서태지인 건 좀 뜬금없게 느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복고 효과를 노린 것일까요? 그런 것이 유행이지만, 낭만에 빠지기에 (과거와의 소통으로 사악한 연쇄 살인마를 깨우는) 잔인한 이야기입니다. 혹 서태지, X세대와 사건 간에 더 깊은 연관성이 숨어있는 걸까요?



과거와 현재 간에 좀 더 폭넓은 매개체(가령 시대적 사건)를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좀 더 사회적 의미를 지닌 무거운 스릴러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뭐, 꼭 그래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그것으로 이야기는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콜>의 이야기는 다소 사적인 범위에 머뭅니다. 모든 건 주변의 인물, 공간에 한정되어 있죠. 시간은 넘나드는데 그것이 영향을 끼치는 사건은 지엽적입니다. 그 자체로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바뀌는 이야기는 많으니까, 이런 <백 투 더 퓨처>류는 이제 좀 더 다양한 상상력을 기대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서태지는 왜? 다른 사건과 연결이 되었다면? 게다가 주변 인물들은? 훌륭한 조연 배우들이 포진했는데 그 비중이 좀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콜> 나름의 훅은 있습니다. 덕분에 끝까지 흥미롭게 보았죠.

원래 과거는 현재를 바꿀 수 있지만, 현재는 과거를 바꿀 수 없지 않겠습니까? 이 영화의 한 방은, 그런 불가피한 한계를 주인공이 풀어야 할 극한 생존의 조건으로 내놓는다는 점입니다. 손쓸 수 없는 과거의 자신을 살려내야 하는 긴박감, 훌륭했습니다. 박신혜, 전종서 두 배우의 연기 대결도 좋았죠.




전 긴장할수록 불만이 많아지는 타입입니다. "그러게 왜 전화를 받아?", "그러게 왜 연쇄 살인마를 풀어놔?"

이러한 영화는 그런 구시렁대는 재미 아니겠습니까?

결국 좋아서 그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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