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채
유일무이한 하나란 존재하지 않는다 : 인도 영화제 필름페어 소식
필름페어 어워즈 뭄바이
지난 1월, 인도 뭄바이에서는 제62회 필름페어 어워즈(62nd Filmfare Awards 2017)가 열렸다. 필름페어는 내셔날 필름 어워즈(National Film Awards)에 버금가는 인도 영화 시상식이다. 이 영화제는 각 지역별로 구분해 개최되는데, 그 중에서도 이번 필름페어는 힌디어권 영화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인도 영화에서 힌디어권이란 곧 발리우드(힌디어 및 영어를 사용하며 뭄바이 지역을 중심으로 제작되는 인도 영화)를 포함하며 명실상부 지난 한 해 발리우드를 되돌아보는 자리였다.

수상작에는 큰 이변이 없었다. 니테시 티와리 감독, 아미르 칸 주연의 스포츠 무비로 오랜만에 인도형 블록버스터의 자존심을 세운 <당갈>이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등 주요 4개 수상 부문을 휩쓸었고, 소남 카푸르 주연의 납치 실화극으로 비평 부문(Critics’ Awards)에서 지지를 얻은 <니르자>가 여우 조연상 등 총 6개 부문에서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화 음악 부문에서는 란비르 카푸르, 아누시카 샤르마 주연의 코믹 멜로물 <오 나의 사랑이여, 그건 너무해>가 독보적이었다. 이들 주요 수상작들은 지난해 가장 대표적인 흥행작으로 이미 소개된 바 있다.

이들 수상작은 마살라 향료처럼 여러 장르를 한 데 아우르고, 배우와 영화 음악의 영향력이 강조되는 등 익숙한 발리우드 스타일도 보여주지만, 새로운 트렌드 또한 반영하고 있다. 스포츠 무비가 강세를 보이고 실화를 소재로 다룬 경우도 많았다.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들도 눈에 띄는데, 그 가운데 검열을 두고 많은 논란 일으킨 바 있는 영화 <우드타 펀자브>가 여우 주연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며 영화제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되었다. 적나라하게 마약 문제를 다루며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정조준 한 이 영화에서 ‘무명’의 여주인공으로 분한 알리아 바트는 하키 선수가 되려고 고향을 떠났다가 마약에 취한 성노예로 전락하는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93년 생(인도계 영국인)으로 2012년 데뷔한 알리야 바트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왜소하지만 단단하다. 그녀는 영화인 집안 출신으로 <우드타 펀자브>를 비롯해 작년에만 4편에 출연(1편 카메오 외)하는 등 맹활약하며 급부상 중이다.
인도 영화, 영화제
내셔날 필름 어워즈와 더불어 필름페어는 인도에서 상당히 공신력 있는 영화 시상식이다. 국제 영화제는 아니고 인도 자국 영화에 대한 시상식인데, 필름페어의 특징은 지역어 영화권마다 구분해서 열린다는 것이다. 즉, 뭄바이에서 열리는 필름페어는 힌디어 영화권(발리우드 등), 동부, 남부... 이렇게 언어별 지역권을 나뉘어 개최되는 것이다. 또한 각 지역의 필름페어는 동시에 열리진 않는다. 지역마다 개최되는 시기가 다르고 격년으로 열리는 경우도 있다. 국제 영화제도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지역에서 열린다.
그 이유는 다양한 언어 및 지역에 따라 문화가 다르고, 대중 문화의 하나인 시네마 컬처 또한 다르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인도에서는 연간 최소 1000여 편 이상(매우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다)의 영화가 제작되는데, 그중 힌디어권의 발리우드는 겨우 200여 편에 해당된다. 인도 영화에서 발리우드가 주류 상업 영화인 것은 맞지만, 절대 다수의 영화는 아니다. 여기서 인도 영화 하면 연상되는 마살라(장르 종합), 뮤지컬 등의 특징은 주류 상업 영화에 해당 되며 인도에는 꼭 그런 형식을 취하지 않는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도 많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한국에서 인도 영화는 한 단면 만이 부각되어 각인되어 면이 없지 않다. 인도의 복잡다단함 만큼 인도 영화도 간단히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참고 자료(링크 다운로드) :
<한국 영화 인도 진출 전략 보고 ( 정인채, 영화진위원회 2014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