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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채

소 牛, 도살의 亂


*사진 : 요기 아디야나스(Yogi Adiyanath)


인도는 요즘 소 문제로 시끄럽다. 여당인 BJP(Bharatiya Janata Party, 인도 인민당)가 집권한 주(州)를 중심으로 불법 정육점과 도축장 단속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발단은 인도 최대 주로 현재 BJP가 집권한 우타르프라데시 주에 있다. 인도의 주류 종교인 힌두교에서는 소를 신성시 하는데,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새로운 주 수상으로 지명된 요기 아디야나스(그의 이름 앞에 요기가 붙은 것에 주목하자)는 소의 도축 및 식용 방지를 강력하게 주장해온 인물이다. 주 수상으로 오르자마자 그는 가장 먼저 불법 정육점 및 도축장의 단속령을 내렸다.


이러한 배경 아래 촉발된 단속의 분위기는 이제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현재, 자르칸드, 라자스탄, 우타란찰, 차티스가르 등 BJP 집권 주가 동참한 상황이다. 우타란찰 주의 하리드와르에서는 이미 3개 점포가 폐쇄되었고, 차티스가르 주의 주도 라이푸르에서는 11개 점포가 폐쇄되었다. 라자스탄 주의 주도 자이푸르의 경우 무려 전체 4000여개의 점포가 모두 폐쇄될 운명에 처해 있다. 4000여개 점포 중 950여개 점포만이 허가를 받았는데 그나마 인허가를 갱신하지 않아 혼란에 직면한 상태다.


*출처 : BBC

에디터의 눈 : 금기의 단속 문제, 생업 혹은 종교의 문제?

소는 인도에서 신성한 동물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인도에서도 소를 먹느냐고 의문을 표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어렵지 않다. 필자 역시 인도에서 소고기를 먹은 적이 있다. 인도에선 소라는 대상 하나만으로도 이야기 거리가 많다. 소는 신성시 되는 동물이지만, 합법적인 도살장은 있다. 암소의 도살은 금지된 반면, 허가를 받을 경우 인도에도 버팔로 등 일소와 수소는 도살되는데, 길거리에는 소가 방치 되어 질병의 관리, 개체 수의 관리를 위해서는 때론 도살이 불가피한 조치로 보이기도 한다. 종교적 금기로 암암리에 행해질 뿐 그 많은 소를 관리할 신출귀몰한 방법은 따로 없을 것이다.

*출처 : Al Jazeera

일단 화살이 향한 곳은 무허가 정육점과 도살장이다. 무허가 업체의 단속과 폐쇄는 다수 종교인 힌두교인들의 생각에 부합하고, 불법, 무허가의 경우 식품 위생상으로도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엄격한 허가제는 향후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허술한 감독을 피해 암소를 밀거래하는 등 불법이 자행되는 것도 문제였다. 따라서 불법에 대한 강력한 철퇴라는 점에는 피해갈 수 없는 논리가 서 있다.

다만 합법과 불법의 경계로 엄격하게 자른다면 이러한 영역은 여태껏 인도는 허가와 무허가의 무법지대였다. 아직 인도 사회의 의식 상 허가와 무허가의 개념과 필요가 철저히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이제까지 이러한 부분이 철저하게 감독 관리되지 않았기에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책의 시행에 있어서는 다소 극단적인 부분이 있는 것이다. 도축을 생업으로 삼았던 이들에게는 갑작스럽고 막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그 주요 타깃은 인도의 소수 종교인들로 그 피해는 그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문제다. 정육점과 도살장은 대부분 소를 신성시 하는 것과는 무관한 무슬림들(인도 인구의 약 18%)이 운영하는 것을 주목할 만하다. 정말 소에만 국한된 문제일까? 그렇다면 향후 허가는 누가 어떤 조건으로 받는가? 이들은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며 생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관련 기사 : 신성한 소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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