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이야기들] 숨어서 부른 노래, 인도 음악이 되다

2019/04/25

<사마베다> / 작사 리그베다, 작곡 사마베다

 

 

 

계속해서 <베다>를 살펴보기로 한다. 최초이자 문학의 <리그베다>, 제사의식의 <야주르베다> 다음은 <사마베다>다. <사마베다>는 <베다> 중에서도 흥미롭다. 종교와 제사의식만이라면(그것을 통해 좀 더 인도와 근거리를 유지하는 법이지만) 거리감을 느껴도 춤과 음악, 흥에 관한 것이라면 우리도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마베다>는 바로 노래에 관한 것이다. 그 표현 방식에 세세한 차이는 있어도 세상의 음악이 그렇듯, 비록 말과 행동이 통하지 않아도 그 음악을 통해 마음의 벽이 녹아내리는… (과하다) 낯선 서로가 좀 더 통할 수 있다. 

 

물론 내가 (금지된) 사랑 노래에 심취할 때, 인도는 신을 향해 노래 부른다. 혹 그 사랑이 그 사랑인 걸까? 어떤 의미에선 신이 첫사랑이니까 말이다. 어쨌든 <사마베다>도 제사의식에 관한 결집서인 건 다를 바 없다. 단, <사마베다>는 ‘노래하는 사제(우드가타)’가 신들을 의식에 초대하며 부르는 노래를 모은 결집서다. 어원을 살피면 <사마베다>의 ‘사마’는 욘사마가 아닌(아…) 곡조, 소리를 의미하는 ‘사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가사는 <리그베다>의 시에서 대부분 가져왔다. 다시 말해, <리그베다>의 시들이 <사마베다>의 모태가 되는 것으로, 여기에 곡조를 붙인 것이 <사마베다>다. 

 

역사보다 오랜 신들의 이야기 <인도는 이야기>

 

또한 인도에서 <리그베다>와 연결되는 건 곧 최초를 의미하니, <사마베다>는 인도 음악의 효시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푸라나), <사마베다>의 판본도 무수히 많아 약 천여 개의 판본이 전해졌다고 하는데, 현존하는 건 <코우투마>, <라나라니야>, <재미니야>의 세 개의 판본이다. 그러니 무엇 하나 떨어지지 않는 희귀본이지만, 이중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코우투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바흐 영국 모음곡> 중에 글렌 굴드의 연주 버전을 가장 좋아하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할까?

 

의식에 사용된 음악이니 ‘노래하는 사제’들이 배우도록 일정 법칙이 존재한다. ‘우타라르치카’와 ‘아르치카’의 두 부분으로 나눠 ‘우타라르치카’에서 암송할 시를 외우고, ‘아르치카’에서 노래를 배우는 것이다. 가사를 외우고 곡을 부르는 것이다. 

 

*우타라르치카

 -4백 개의 시(기타, 신을 향한 송가)

 -각각의 시는 세 절로 이뤄져 이것이 기본이 됨

 -하루, 열흘간, 연중 진행 등 때에 따른 제사를 중요성에 따라 체계화됨

 

*아르치카

 -650개의 곡

 -아그니(불의 신), 인드라 등 신에 따라 나뉜 기본 곡조의 모음

 

한편 ‘우타라르치카’와 ‘아르치카’의 가사와 노래가 서로 완벽히 겹치는 건 아니어서, ‘아르치카’에 없는 노래가 ‘우타라르치카’에는 있으니, 이로써 유추할 때 ‘우타라르치카’가 후일 결집되었다고 본다.      

 

 

어릴 적 단골 음반점을 가면 장발의 주인아저씨(항상 로커, 특히 일렉트릭 기타와 관련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후일 일체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가 자리를 지키고 계셨는데, 가끔 국내에서 발매되지 않은 앨범을 슬며시 내밀어 주시고는 했다. 같은 앨범이라도 국내 정발과 달리 연령 제한의 금지곡까지 포함된 앨범이었다. 故 조지 마이클의 <믿음(Faith)> 앨범이 그랬는데 믿음을 저버린 난 몰래 엄청나게 반복 재생했던 기억이다. 금지곡이라니… 하지만 <사마베다>의 ‘수록곡’ 들을 살펴보면, 인류는 오래전부터 음악을 검열하고 금지했던 흔적이 있다. 제사의식에 바로 사용된 곡이 있다면, 어떤 곡들은 축제에 불린 세속적인 노래, 주술사나 치료사가 주술과 치료 행위 중 부른 노래도 있다. 숲 속에서 은밀하게.   

 

*그라마게야 : 농촌에서 부른 것으로 곡 비중이 가장 많음

*아란야가나 : 금지곡 모음으로 농촌에선 부르지 못하고 숲에서 불렀음

**우드가나 : 그라마게야와 관련된 곡을 제사에 맞게 순서대로 편집

**우드야가나 : 아란야가나와 관련된 곡을 제사에 맞게 순서대로 편집

 

그리고 사람들은 은밀한 것에 끌리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금지하지 않을 수도 없지만, 금지하면 찾아본다. 금욕을 높이 사는 인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단어를 찾아보면… 과연 세상엔 그런 면이 있긴 하다. <사마베다>도 바로 그런 점에서 사람들에게 더 끌린 면이 있다. 그러므로 <사마베다>의 방식으로 다른 결집서를 노래 부르는 건 금지되었다. 

 

다만 세월이 흐르면 한때의 금지된 문화가 인간의 위대한 문화로 인정받곤 한다. 제사의식과 관련되었다는 점에서 종교적 측면이 있지만, <사마베다>는 문화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끼친다. 곧 인도 음악의 시작인 것이다.    

 

 

역사보다 오랜 신들의 이야기 <인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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