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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Ennio Morricone

엔니오 모리코네 (Ennio Morricone, 1928-)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영화 음악 감독이다. 1928년 로마에서 태어난 그는 아홉 살의 나이에 부모의 바람대로 산타 체칠리아의 국립음악원에 들어가 트럼펫, 작곡, 지휘를 배우기 시작했다. 십대에 정식으로 음악 학교에 입학한 그는 일찍이 영재 교육을 받은 셈이지만, 당시는 2차 세계 대전의 고통으로 점철된 불운한 시대이기도 했다. 그가 살던 곳은 처음엔 독일이 점령했다가 이후 연합군이 진군했는데, 전쟁을 직접 겪은 그의 십대는 전쟁 통이 가득했다. 아프고 배고픔 가득한 시절이지만 바로 그 경험이 곧 그의 음악적 자산이 된다. 61년 <파시스트>로 시작해 <황야의 무법자> 등 서부극을 거친 그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1984)>, <미션 (1986)>, <언터처블 (1987)>, <시네마 천국 (1988)>, <시티 오브 조이 (1992)> 등 주옥같은 명화에 참여하며 80-90년대 절정기를 누리며, 영화 음악계의 거장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그래미와 골든 글로브 상과는 일찍이 인연을 맺었으나, 유독 아카데미 음악상과는 인연이 멀어 무려 여섯 번 후보로 노미네이트되었지만 단 한 차례만 수상했다. <천국의 나날 (1978)>부터 <미션>, <언터처블>, <벅시 (1991)>, <말레나 (2000)>까지 설마 하다가 무려 다섯 번이나 분루를 삼켜야 했던 그는 2007년 아카데미로부터 (대신) 평생 공로상을 받았는데, 2015년에야 비로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 8>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며 한을 풀어냈다. 이미 수상했을 것만 같은 주옥같은 작품들을 그냥 지나친 것과 본상 수상보다 공로상이 앞선 건 ‘상(賞)의 의미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되묻게 만들기도 한다. 



다만, 그 경쟁 작품들의 면면을 찾아보면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 (1978)>, <아웃 오브 아프리카 (1986)>, <라운드 미드나잇 (1987)>, <마지막 황제 (1988)>, <지중해 (1992)>이었으니 단지 지독하게 불운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좀 아쉬울 뿐, 이미 큰 업적을 인정받는 거장이니 상복이 조금 부족한 것으로 여기고 그쯤에서 정상을 내려올 법하지만, 그의 예술 혼은 계속 타올랐다. 어쩌면 일말의 아쉬움이란 지속적인 열정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되는 듯하다. 그리하여 이 거장은 전 인생으로 표현해도 될 기나긴 세월을 지치지 않고 활동하며 끝내 모든 것을 이뤄냈다. <헤이트풀 8> 작업을 의뢰할 때 쿠엔틴 타란티노는 어떤 영상도 보여주지 않고 이탈리어로 번역된 스트립트만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엔니오 모리코네와 그의 아내는 스크립트만으로도 마음에 들어 제의에 승낙했다고 한다. 인생 전체를 자신의 ‘때’로 만든 엔니오 모리코네는 끝끝내 자신의 ‘때’를 만났다. 


그의 삶은 보다 평화롭고 잔잔한 배경 음악이 흐를 것만 같다. 어린 시절엔 힘든 일을 겪었지만, 56년 누이의 친구인 마리아 트라비아 만나 결혼했고, 이후 그는 60년의 결혼 생활을 이어왔다. 가디언 誌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나이 마흔에 처음 영화 음악 작곡을 그만 두고 자신만의 음악을 하겠다고 아내에게 말했는데, 그것이 50, 60, 70세를 지나 어느덧 90세가 넘었다고 전한다. 슬하에 세 아들과 딸 하나를 얻었고, 둘째 아들 안드레아가 아버지를 따라 영화 음악 작곡가가 되었다(셋째 아들 지오바니는 영화 프로듀서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지금껏 5000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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