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디터
William Eggleston
윌리엄 이글스턴 (William Eggleston, 1937-)
미국의 사진가로 컬러 사진의 아버지다.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시절 친구로부터 라이카를 받은 것을 계기로 사진과 인연을 맺었다. 초창기엔 캐논의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를 구해 흑백 사진을 찍기도 했다. 62년 교분을 맺던 미술가의 작업실에 방문했다가 피사체 견본으로 출력해둔 컬러 사진을 처음 접했다. 당시 예술계에서 컬러 사진은 저속하다는 인식이 팽배했으나, 컬러 사진에 매료된 그는 도시의 일상 풍경을 컬러로 담기 시작한다.
67년 윌리엄 이글스턴은 뉴욕 여행 중 뉴욕 현대 미술관의 존 자코우스키를 방문한다. 존 자코우스키는 고전적 작품 외에 젊은 예술가의 혁신적인 작품에 관심을 기울이던 인물로, 그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글스턴은 미래에 전시회를 열기로 한다. 68년에서 72년 사이 개인전을 위한 작업을 지속하고, 이 과정에서 컬러 사진 인쇄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나간다. 그리고 향상된 컬러 기술을 도입한 결과, 76년 비로소 현대 미술관에서 첫 전시회를 열게 된다.
정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사진이 주목받던 시기, 전시회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완벽하게 지루하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동시에 광고 등에나 사용하던 컬러의 도입은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비판과 논란의 다른 말은 혁신으로 이는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시발점이 되었다. 이제 그는 조엘 메이어로위츠, 스티븐 쇼어와 더불어 70년대 흑백 중심의 사진 예술계에서 컬러사진의 개척자로 불리며 현대 사진의 기초를 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사진의 소재가 주로 테네시에 한정되었듯, 그의 사진은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기록을 담은 경향이 짙다. 솔직한 시각으로 공감하긴 쉽지만, 지극히 평범하고 밋밋해 보여 만약 컬러가 아닌 흑백으로 치환될 경우 ‘시각적 자극’은 없어 보인다. 다만 바로 그 점이 일찍이 컬러의 힘과 가능성을 본 작가가 추구한 사진의 핵심일 듯하다. 컬러를 통해 메시지를 표현하고 전달하며, 카메라로 투영된 세상이 어떻게 각색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흔한 컬러의 시대가 된 오늘날의 ‘비기닝’인 셈이다.